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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백발 노장과 20대 손자뻘 동문 등 선후배가 함께 달리는 ‘육사인 선후배 함께 달리기’ 대회가 28일 서울 공릉동 육군사관학교 교정에서 열렸다. 올해 개교 69주년을 맞아 육사 총동창회와 졸업생 동호회인 화랑마라톤회가 주관했다. 사관생도들의 체력증진과 심신 수양을 위해 개교 이래 처음 개최한 대회다.

이날 미국 육사 웨스트포인트 교장 로버트 카슬렌 주니어 중장과 나란히 참가해 한·미 우정의 레이스를 펼친 양종수(중장·사진) 육군사관학교장은 “선후배가 짝을 이뤄 그룹별로 완주하는 방식으로 육사 개교이래 처음 시도한 마라톤대회”라며 “참가자들이 ‘사관생도 도덕률’을 외치며 조국수호와 평화통일의 주역이 될 것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현역시절 매일 5km 이상씩 뛰어 ‘마라톤 맨’으로 알려진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과 육사 총동창회장인 김종환 전 합참의장도 참가했다. 팔순을 바라보는 공준식(78), 정유희(78), 신건웅(74) 씨는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들로 후배 생도들과 10km 코스를 달렸다. 아마추어 마라톤계에서 전설로 통하는 공 씨는 풀 코스를 430회 완주했고, 정 씨도 풀 코스 100회를 완주한 건각(健脚)들. 신 씨도 서브-3 기록을 보유한 베테랑 마라토너다.

육사 2학년생인 김민주(여) 생도도 29년 선배인 아버지 김호영 대령과 함께 발을 맞췄다. 2003년 군 복무 36년을 마감하는 전역식을 36㎞ 마라톤으로 장식해 화제를 모았던 화랑마라톤회 회장 전인구(66) 예비역 준장은 “생도들을 격려하고, 선배들의 군 생활 체험을 전수해주기 위해 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