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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표 서울 천호중 교사

“서울과학고와 카이스트를 졸업한 뒤 미국 실리콘밸리에 취업한 제자가 있어요. 이 친구가 결혼할 때 주례도 섰죠. 중학교 때 과학영재교육을 한 것이 계기가 돼 훌륭한 글로벌 인재가 됐죠. 제자들이 훌륭한 사회 구성원이 돼 찾아올 때 교사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김승표(54·사진) 서울 천호중학교 과학교사는 학교 내에서 과학영재교육을 실현한 자랑스러운 교사로 꼽힌다. 김 교사는 27일 “과학영재교육이 시작된 지난 2002년부터 학교 안에서 과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겠다는 열정만으로 과학과 관련된 교육을 시작했다”며 “선행 학습이 되지 않게 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과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을 모아 특기 적성 지도를 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중등 영재교육이 시작되면서 발명형 영재교육에서 벗어나 과학 위주의 영재교육을 위해 노력했다”며 “학생들이 과학에 관심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교재를 자체 개발해 수업에 적용하는 등 학생 위주의 교육에 힘썼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원하는 학생들을 각종 과학축전, 과학캠프 등으로 인솔하고 참여를 지도해 왔다”며 “학생들이 특별하게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해마다 최소 2∼3명씩 세종과학고를 비롯해 서울과학고, 한성과학고 등에 진학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사에게 과학 영재교육을 받은 한 학생은 “어떤 정형화된 모습이 아닌 아인슈타인의 뇌처럼 창의적인 생각으로 수업하고 교재를 잘 개발해 주시는 선생님의 뇌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고 할 정도다. 김 교사는 지난 2003년부터 다른 과학교사 10여 명과 함께 ‘서울중등 과학 체험 학습 교육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연구회를 통해 연간 150명 정도의 학생이 과학 관련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김 교사에게 아이를 맡긴 학부모 이경옥(여) 씨는 “과학축전, 과학전시관 등에 참여할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학생들의 과학과 관련된 진로 및 진학지도를 열정적으로 하는 선생님”이라며 “학생 스스로 과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 학군이 좋지 않다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 지역에서도 과외 없이 과학고 입시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을 통한 학교 살림살이에도 기여하고 있다. 김 교사는 “지난해 냉·난방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학교 전기료를 1년 동안 2000여만 원이나 절감했다”며 “이 덕분에 에너지 절약 우수학교로 뽑혀 상금 600만 원을 받았으며 이 상금을 학교에 전달해 학교 전등을 절약형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꿔 또 다른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과학뿐만 아니라 천호중 울타리에 우리 밀 텃밭을 조성해 학생들과 함께 가꾸는 친환경 수업을 하는 교사로도 알려져 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