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거물 연합체 ‘희망스크럼’
“한계 있지만 돕겠다” 긍정적

이상돈 “단체장 일 충실해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내 통합 기구로 대선주자 연합체인 ‘희망 스크럼’ 추진에 나섰지만 당 안팎에서는 시작도 하기 전부터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전 의원 등이 참여 인사로 거론되고 있지만 참여 인사 기준은 물론 기구의 권한·역할 등이 모호해 일부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역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대선을 2년이나 앞두고 당무에 깊이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문 대표는 26일 오전 민주정책연구원 경제정책심화과정 참석 후 기자와 만나 희망 스크럼에 대해 “당내에서는 대선 주자로 불리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분들이 여러분 있는데 이런 분들이 함께 힘을 모아서 희망을 키워 나가야 한다”며 “별도의 새로운 룰을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그 시작을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이 함께 모여서 조절해 나가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안 전 대표도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전날인 25일 “지금 혁신위도 최고위도 있으니까 ‘희망 스크럼’이 어떤 역할을 할 건지, 어떤 권한과 책임이 있는지 그런 게 먼저 정해진 다음 그걸 기초로 해서 요청하라는 뜻”이라며 문 대표의 희망 스크럼 제안에 대해 일단 거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두 분이 회동했을 때 희망 스크럼 이야기도 없었고 안 지사나 김 전 의원 등도 거론되지 않았다”면서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며 참여를 바라는 것은 포괄적인 것만 동의를 얻고 구체적인 것은 나한테 맡겨 달라는 것 아닌가”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전 의원 측 역시 “앞서 원탁회의나 혁신위원회 구성 때처럼 내용은 없고 제안만 있다”면서 “문 대표가 직접 제안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만 문 대표와 자신을 ‘순망치한’의 관계로까지 표현하며 “서울시장으로서 여러 한계가 있지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열심히 돕겠다”고 밝히면서 긍정의 ‘시그널’을 보낸 상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인은 당 중심으로 하고 광역단체장 하시는 분들은 맡은 바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희망 스크럼 추진은) 문 대표가 자신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어떤 위기감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현역 광역단체장들의 조기 대선 행보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