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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계파 불분명한 분 많고
호남·486 찍어 물갈이는 곤란”

金, 이르면 내일 10명안팎 구성
비노·친노 모두와 갈등 가능성
혁신안 집행 권한은 없어 한계

새정치민주연합 내홍을 수습할 책임을 맡게 될 김상곤(사진) 혁신기구 위원장이 공천 물갈이와 계파 갈등 청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 및 486(운동권 출신 80년대 학번, 60년대 생)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와 계파등록제가 구체적인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친노(친 노무현), 비노(비 노무현) 모두와 갈등 관계를 빚을 가능성이 높아 의도대로 혁신을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당내에서는 인위적 물갈이 반대론이 나오고 있고, 김 위원장의 권한에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혁신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새정치연합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기득권 해소 차원에서 다선(多選)인 호남, 486 의원 일정 비율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등록제는 현실적으로 계파를 없앨 수 없는 상황을 인정하고, 이를 양성화하자는 의견이다. 계파를 공식화하면 담합이나 일방의 독주가 어려워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혁신기구는 10명 안팎의 인사로 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이르면 27일쯤 혁신기구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벌써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호남 출신 및 ‘486’ 인사들에 대한 물갈이 주장과 ‘계파 등록제’에 대해 반대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떤 경우에도 국민과 당원이 납득할 수 있는 혁신공천과 현역의원 물갈이는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명확한 근거와 규정을 갖고 물갈이 공천, 개혁 공천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남, 486 이렇게 찍어서 물갈이 대상으로 정해놓은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또 다른 당내 분란을 가져오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계파를 분명하게 하는 분도 있지만 거의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과연 계파등록제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어렵게 본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게 부여된 권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 역시 이어지고 있다. 혁신기구 구성 및 운영과 관련한 전권은 김 위원장이 행사하지만, 혁신기구에서 만든 혁신안을 집행하는 부분은 불명확하다.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손에 피를 묻혀야 한다’며 강도 높은 혁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손에 피를 묻힐 권한이 있는지부터 불확실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병헌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 출연, “계파와 패권주의 청산, 공천제도 개혁, 인사·당무 문제에 대한 전면적인 혁신권을 일정 기간 부여하는 것으로 합의됐다”고 밝혔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