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위성우(왼쪽) 우리은행 감독과 정장훈 사무국장이 10일 서울 성북구 돌곶이로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손가락을 3개씩 펴며 통합 6연패를 약속하고 있다.

위 “계속 호흡 맞추고 싶어”
정 “위 감독 성실함에 반해”

우리은행의 위성우(44) 감독과 정장훈(42) 사무국장은 실과 바늘에 비유된다. 둘은 지난 2012년 만나 우리은행의 여자프로농구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우승) 3연패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정 사무국장은 신한은행 코치였던 위 감독에게 사령탑을 제의했지만, 위 감독은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다. 밀고 당기기. 정 사무국장은 ‘오고초려’에 비유한다. 정 사무국장은 “마지막 다섯 번째 만남에서 사표를 보여주면서 ‘우리은행으로 오시지 않는다면 제가 그만두겠습니다’라고 반협박을 했다”며 “그제서야 위 감독께서 ‘그럼 같이 합시다’라며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정 사무국장은 위 감독의 성실함에 매력을 느꼈다. 정 사무국장은 영남대, 한일은행의 야구선수 출신. 둘은 상무에서 군인선수로 복무하면서 안면을 텄다. 정 사무국장은 “상무 시절 종목은 달랐지만 위 감독은 훈련하는 자세가 진지해 성실하다는 소문이 자자했고 특히 체력관리에 많은 공을 들여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그리고 술, 담배 등과 관련한 잡음이 한 번도 없었기에 참 반듯한 선배라고 여겼다”고 기억했다.

위 감독이 부임하기 전 우리은행은 4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다. 게다가 성추행, 폭행 등 불미스러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정 사무국장은 “무엇보다도 사생활이 깨끗하고 성실한 사령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위 감독은 구단이 찾던 모든 조건을 갖췄기에 사표까지 써가면서 매달렸다”고 말했다.

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정 사무국장은 늘 든든한 조력자를 자처해왔다. 정 사무국장은 운동선수 출신이기에 선수단의 생리에 밝고, 또 사령탑의 의중을 훤히 꿰뚫는다. 위 감독은 “선수단과 관계된 일이라면 정 사무국장이 앞장서 구단을 설득한다”며 “부임 첫해 여수운동장으로 전지훈련을 계획했을 때에도 ‘농구 선수들이 왜 트랙에서 달리기 훈련을 해야 하느냐’는 등의 반대 의견 없이 전지훈련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여수 전지훈련에서 하루 종일 트랙을 돌고 또 돌고,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강인한 체력을 기른 게 통합 3연패의 밑거름. 위 감독은 “정 사무국장과 소통할 땐 많은 말이 필요 없고 눈동자만 봐도 서로 마음속을 읽을 수 있다”며 “정 사무국장과 계속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 사무국장은 프런트로 일하고 있지만 우리은행의 사원이다. 언젠가는 은행원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정 사무국장은 본사 컴백 시기를 위 감독에게 ‘일임’하겠단다. 정 사무국장은 “위 감독과 함께 통합우승 3연패를 더해 6연패를 하는 게 목표”라며 “위 감독께서 원하신다면 위 감독의 옆을 계속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준호 기자 jh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