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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큐브엔터테인먼트 박충민 대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는 타 산업과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스타=자산’이기 때문에 스타덤에 오르면 회사 가치가 천정부지로 솟지만 소속 스타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면 회사가 휘청일 정도의 직격탄을 맞는다.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중시되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아이돌 그룹 비스트와 포미닛, 비투비(BTOB) 등이 속한 큐브엔터테인먼트(큐브)는 남다른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확실한 차별점을 갖는다.

“별다른 스캔들이 없었다는 것이 큐브의 장점”이라고 운을 뗀 박충민(41·사진) 대표는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스타는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어요. 스타 한 명 한 명의 행보가 회사의 존립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경영의 시작이죠. 이 때문에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항상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큐브의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연습생 선발 단계부터 시작된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뽑지 않는다. 스타가 된 후 변하는 이들을 적지 않게 봐왔기 때문이다. 또한 계약을 맺은 후에는 정기적인 인성 교육과 전문가 상담을 동반한다. 대중과 섞이기 어렵고 악성 댓글에 쉽게 노출되는 만큼 그들의 커리어뿐만 아니라 내면을 관리해주는 것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리스크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유명 연예인이 되는 순간 공인으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를 감수하고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인성이 필요하죠. 이런 바탕에 실력이 더해졌을 때 롱런할 수 있는 스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교육을 포함해 도덕적인 측면을 먼저 가르치죠.”

2008년 설립 후 별다른 구설 없이 꾸준히 성장해 온 큐브는 지난달 9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비스트, 포미닛, 비투비, 지나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상장 연예기획사보다 소속 그룹이 적은 큐브의 강점은 유닛(unit) 그룹 및 솔로 활동 활성화다. 비스트의 용준형, 양요섭, 이기광, 장현성을 비롯해 포미닛의 현아 등은 혼자서도 무대를 능히 채운다. 현아와 장현승의 트러블메이커는 남녀 혼성 듀오로서 독보적인 인기를 얻고 있고, 양요섭과 허가윤의 듀엣도 호평받았다.

신인급인 비투비는 일본 시장에서 10만 장이 넘는 앨범을 팔아치우며 오리콘 차트 2위까지 도약했고, 지난 3월 첫선을 보인 걸그룹 씨엘씨(CLC)도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기존 그룹의 관리부터 세대교체까지 착착 진행 중인 셈이다.

“큐브는 멤버 개개인의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해요. 신인 때는 회사의 기획에 따라 팀을 꾸리지만 정체성이 확고해진 후에는 각 멤버들이 창의력을 발휘해 발전해가야죠. 그래서 비스트의 앨범은 용준형이 작사 작곡부터 프로듀싱까지 도맡고 있고, 현아와 전지윤 역시 프로듀서 역할을 수행할 재능을 갖췄죠. 후발 주자 육성은 회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소홀히 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케이팝(K-POP)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이 필수라는 생각은 큐브 역시 타 연예기획사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차별화된 분야는 있다. 중국과 일본 시장은 꾸준히 두드리는 동시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제3국 시장을 활짝 여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현재 일본 시장에서는 비스트와 비투비가 각광받고 있고 포미닛의 신곡 ‘미쳐’는 중국 최대 음악사이트 QQ뮤직 한국음악 부문에서 10주간 1위를 차지했다. 씨엘씨의 데뷔곡 역시 톱10 안에 머물며 중국인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시장 권역을 4개로 나누고 있어요. 한국, 일본, 중국어권, 그리고 동남아시아죠. 한국과 일본은 포화 상태고 중국 시장은 장기 전략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오히려 케이팝에 대한 니즈(needs)가 많고 자금이 활발히 도는 동남아 시장이 더 유망할 수 있어요. 굳이 한국에서 데뷔시킨 후 외국을 공략한다는 편견을 버려야 하죠. 저희는 믿을 만한 업체와 손잡고 현지에서 신인을 데뷔시킨 후 그곳을 주 활동 무대로 삼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큐브는 든든한 후원군도 등에 업고 있다. 큐브의 최대주주는 배우 김우빈, 장혁 등을 보유하고 드라마 제작을 겸하고 있는 iHQ다. 최근 드라맥스, K-스타 등 6개 채널을 보유한 CU미디어와 iHQ가 합병하며 큐브가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졌다.

“이미 TF팀을 구성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저변이 갖춰진 거죠. 상장 후 주가 하락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내실을 다지고 있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 주가로 충분히 반영될 거라 생각합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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