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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치유란 사(私)적인 것에서 공(公)적인 것으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가족들이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넘어서 다른 이들의 장애와 아픔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진정한 치유가 아닐까요.”

정흥모(65·사진) 이야기너머 대표는 지난 7일 세상에 대한 상처로 마음을 닫았던 장애인 가족의 변화를 이처럼 ‘치유’로 정의했다. 정 대표는 “세상의 편견 등에 상처를 받아 장애가 있는 자신의 아이 외에는 관심이 없던 이들이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장애인 등의 이야기를 기록해 공유하도록 했다”면서 “단순히 자신의 경험을 책을 통해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서 장애인 가족들이 다른 이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러한 경험과 기록의 산물들이 장애인 가족뿐 아니라 현 세대의 만연한 소통부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요즘 세대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기억하지 않고 그들의 삶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면서 “그들이 일제강점기, 6·25 등 온갖 어려움을 살아낸 앞선 세대의 기록들을 공유하면 선대의 지혜를 배우는 동시에 세대 간의 이해와 소통도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인들의 존엄한 죽음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정 대표는 “우리 사회가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어떻게 개선돼야 하는지를 조명하고 싶다”면서 “연극을 통해 죽음도 준비하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문화재단, 바람꽃시어터 등과 죽음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연기자들도 65세 이상 노인으로 구성하기 위해 공개모집을 계획 중이다.

정 대표는 문화분야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해 정부의 노력도 주문했다. 그는 “예술인들 사이에서 유명했던 사회적기업 중 한 곳이 인력 수급 등 경제적 어려움 탓에 문을 닫아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 있었다”며 “문화분야 사회적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만큼, 정부가 보다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