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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가면 몸값 ‘천정부지’… 연봉 6000만원 정규직도

‘운전실력 보다 무거운 입.’

최근 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는 마음에 드는(?) 개인 운전기사를 구하지 못해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최근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성완종 게이트’ 연루 의혹이 제기된 게 운전기사의 증언이었던 만큼 ‘입 무거운’ 사람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정치권 비리 수사의 결정적 한 방이 운전기사의 ‘입’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재계와 금융계에도 운전기사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다. 특히 기업 내 운전기사 대기실 또는 정부청사나 국회의원 회관의 운전기사 대기(휴게)실이 정보 업무 담당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CEO나 고위인사들 사이에서 ‘기사 조심’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은 물론, 금융사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CEO들 사이에선 평소 언행이 과묵해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운전기사의 몸값도 오르고 있다. 대기업 CEO나 임원의 운전기사인 경우 보통 2년 계약직에 250만∼300만 원의 월급을 받고 있는데, 최근 들어 장기계약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에선 임원 차량 운전기사들의 복지를 개선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일부 기업은 연봉 6000만 원 이상을 주면서 정규직 운전기사로 두고 있는 곳도 있다. 업무 특성상 회사의 비밀을 많이 알게 되는 운전기사를 특별히 대우해 주는 차원이다. 대기업 회장들의 운전기사는 대부분 정직원으로 오랜 신뢰를 형성해 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친인척으로 연결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회장 비서실 근무 경력이 있는 한 대기업 임원은 “대부분 회장들의 운전기사는 오랫동안 함께 해 가족과 같은 신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