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민간 직업훈련원서 ‘억대 횡령’…경찰 수사 착수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사업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11년 5월 전남 나주에 문을 연 민간위탁 직업훈련원에서 국비와 지방비 보조금 수억원을 횡령해 온 정황이 드러나 경찰에 고발됐다.

더욱이 국비보조 직업훈련 과정을 운영 중인 이 훈련원 법인 대표는 지난 3년간 제때 출근도 하지 않은 채 타 지역에서 전자결재로만 업무를 처리하고 1억3000여 만원의 인건비를 타낸 사실이 드러나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3일 나주시에 따르면 ‘㈔전남산업기술진흥법인 나주직업훈련원’에 대한 지난 2012년부터 3년간의 운영 실태를 감사한 결과 모두 15건의 위법·부당행위를 적발하고 횡령혐의 등에 대해서는 최근 경찰에 고발조치 했다.

나주시는 횡령수법이 조직적이고 지능적인데다 자체 감사만으로는 전체 횡령규모를 밝히는데 한계가 있어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직업훈련원에 대한 회계부정, 보조금 부당 사용 등의 혐의를 내사 해 오던 경찰도 나주시가 자체감사를 통해 고발장을 접수해 옴에 따라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시 감사실은 고발에 앞서 지난달 5일부터 22일까지 13일간 직업훈련원을 상대로 국비와 지방비(시·도비) 보조금 사용 등에 관한 감사를 실시해 2억6970여만원 규모의 횡령 정황을 포착했다.

나주시는 훈련원 측이 지난 2012년부터 3년 동안 인건비·여비·재료비·홍보비를 부당 지급하고, 강사료를 부풀려 지급하는 수법으로 국비 보조금 등을 횡령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지난 3년간 훈련원 측이 A사에 전기 실습용 교재·재료비로 지급한 1억8455여만원의 단가 등이 크게 부풀려진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교재 납품 단가를 놓고는 3년간 단독 납품을 해온 A사 대표와 훈련원 업무 총괄 간부, 강사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려 드러나지 않은 횡령 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기업인력 수요조사 용역비 횡령건도 불거졌다. 2011년~2013년까지 3년간 실제 조사는 훈련원 법인소속 직원들이 하고도 용역비는 조사업무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B사와 C사 계좌로 5300여만원이 흘러 들어가 이들 회사가 직업훈련원과 어떤 특수 관계인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강사료를 부풀려 지급하고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도 횡령이 이뤄졌다. 훈련원 법인소속 직원에게는 강사료를 지급할 수 없음에도 불구, 719만여 원의 강사료를 지급하고 이중 367만원을 돌려받아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의를 한 사실이 없는 무자격자를 서류상 정식 강사로 꾸며 놓고 1700여만원을 강의료로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나주시 관계자는 “국비보조 직업훈련원을 운영하는 민간 위탁 법인의 부정행위로 올 상반기까지 자격증 취득을 위해 땀 흘려 훈련 중인 다수의 교육생들이 선의의 피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교육생들에 대해서는 정부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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