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감사관실 내사 착수

최차규 공군참모총장 취임 직후 계룡대근무지원단(계근단)이 총장 공관 비품을 대량 구입했고 비품 구입을 책임진 계근단장이 공금 유용 혐의 등으로 불명예 퇴역한 사실이 문화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당시 감사 자료와 공군의 해명 자료를 토대로 내사에 착수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계근단과 공군 법무관실 등에 대한 직무감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고위관계자는 1일 “최 총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4, 5월쯤 계룡대 공관과 서울 대방동 서울 공관에 계근단이 수천만 원대 돌침대·오븐 등 초고가 비품을 대량 구입한 사실이 계근단과 기무 라인을 통해 국방부 감사관실에 보고됐다”면서 “당시 계근단장으로 공관 비품 구입을 책임진 A예비역 공군 준장이 일부 비품을 개인 관사에 비치, 공금 유용 혐의 등으로 올해 1월 퇴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0일 군인권센터가 폭로한 1300만 원대 ‘외국산 옥침대’ 구입 사실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A계근단장 퇴역으로 감사가 종결됐다”고 밝혔다. 익명의 제보자를 근거로 군인권센터가 지적한 ‘외국산 옥침대’는 페르시아산 옥침대로 알려졌다. 서울 공관에는 L사가 수입판매하는 1000만 원대 독일제 오븐 등 고가 비품이 비치돼있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공군 관계자는 “계룡대 공관에는 375만 원(8220Q·정가 420만 원 할인가) 장수돌침대를 구입했지만 외국산 옥침대 구입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공군은 독일제 오븐은 기존 오븐이 너무 낡아 행사용으로 가져다 쓰기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총장이 공군 제10전투비행단(10전비) 단장 재임 시 부대운영비 300만 원을 착복했다는 군인권센터의 의혹 제기와 관련, 당시 공군 법무관실에 근무했고 현재 법조계에 몸 담고 있는 예비역 등을 취재한 결과 10전비 법무관실이 수사에 착수했으나 공군본부 법무관실로 이첩된 뒤 수사가 내사 종결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군인권센터는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을 제기했으나 공군 측은 “최 총장은 단장 재임 시기를 포함해 전 복무기간 단 한 푼의 부정한 돈도 받거나 유용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공군 측은 세월호 참사 직후 총장 집무실을 재개조하는 과정에서 총장 재량권을 넘어 부대비용을 사용했다는 군인권센터의 지적과 관련 “록히드마틴사로부터 기증받은 F-35 모형 신규 거치대를 3000만 원을 들여 설치했으며 인건비(500만 원) 포함 모두 4500만 원의 예산을 추가로 사용했다”며 “리모델링 공사비에 기존의 1억8000만 원 이외에 1억1460만 원 상당의 추가 지출이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