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몽준(오른쪽) 전 새누리당 대표가 28일 용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아산플래넘 2015’에 참석, 개회사를 하기 위해 단상 앞으로 나오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정몽준 “北核에 美역할 중요”

“미국의 후퇴로 보였던 것들이 사실은 미국이 자신의 역할과 세계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었음이 드러날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이 주최한 ‘아산플래넘2015 미국의 귀환?’이 2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미국 외교계의 거물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아산플래넘으로 보낸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국의 쇠퇴론이 거론되지만 세계 여러 지역의 분쟁을 해결하고 평화로운 시대로 나아가게 하는 미국의 힘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전 세계 국민총생산(GNP)의 50%를 가지고 있어 자원배분만으로도 문제들을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 GNP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5% 정도”라며 “이제 미국은 자신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아시아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고 중동문제에 개입하고 있으며 유럽과도 연결돼 있다”며 “미국은 각 지역들이 협력하는 시대를 위해 필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미 월스트리트저널 편집장을 지낸 페퍼다인대 카렌 하우스 교수는 무질서의 시대에 미국의 리더십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분석했다. 하우스 교수는 “버락 오바마 정부가 세계 문제에 있어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미국 경제력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고 혁신역량도 강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이민자들을 계속 받아들이고 동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미국이 지닌 강력한 힘”이라고 분석했다. 하우스 교수는 “미국에 비해 유럽은 도피주의의 한 형태로 복지정책은 확대하는 대신 군사부문의 투자를 감축하면서 러시아가 일으키는 문제를 무시하려 하고 있고, 아시아 역시 중국과의 무역문제 때문에 중국의 위협을 무시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우스 교수는 이어 “미국은 어느 정도 세계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미국은 이상주의와 현실주의를 외교정책에 균형 잡히게 반영하고자 하는 국가”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북핵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상 여전히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