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동통신사들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6에 대한 보조금을 올린 가운데 21일 서울 시내 한 휴대전화 대리점이 가입자들을 끌어오기 위한 요금제 광고를 내걸고 있다. 연합뉴스

갤S6 지원금 상한선 올려도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감소
“충성 고객은 봉” 불만 폭주

이동통신업계가 ‘규제 함정’에 빠졌다. 정부의 압박으로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에 대한 지원금이 올랐지만 시장이 침체되고, ‘충성 고객은 봉’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이통사는 20% 요금 할인 규제에 묶여 시장을 활성화할 여력이 부족한 가운데 소비자도 이통사도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시장만 냉기를 더해가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18∼19일) 일 평균 번호이동은 1만297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주말(11∼12일) 일 평균인 1만3372건보다 낮은 수준이다. 17일과 18일 이통 3사가 일제히 고가 요금제에서 갤럭시S6에 대한 지원금을 상한선(33만 원) 가까이 올린 것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일주일만의 지원금 인상이 오히려 대기 수요를 높인 탓으로 해석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다리면 지원금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퍼지고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월 기본료 5만∼6만 원 선의 중가 요금제에서는 아직 지원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대기 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갤럭시S6 출시 첫주에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충성 고객은 봉’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제품을 기다리다 예약까지 해서 구매했지만 오히려 최대 10만 원가량 낮은 지원금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이통사 지원금의 향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개인이 발품을 팔아도 운에 따라 기기를 구매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불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통사들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고,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중가 요금제에도 더 많은 지원금을 책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높아진 지원금과 오는 24일부터 적용되는 20% 요금할인율로 인해 추가 지원금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주일마다 조정이 가능한 지원금과 달리 요금할인 20%는 기종에 상관없이 신규 구매한 휴대전화, 자급제 폰, 중고 폰 가입자들에게 매달 약정 할인된 금액에서 추가로 20%씩 깎아줘야 해 ‘고정비’에 가깝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원금이 거의 상한선까지 오른 상황”이라면서 “시장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중가 요금제에도 더 많은 지원금을 책정해야 하는데, 여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