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교류, 김한길과 ‘친분’

김영환·박병석·전병헌 등 충청포럼 모임 참석하기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여권뿐 아니라 야권에도 상당한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권이 바뀌면 야당이 여당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따라 성 전 회장은 정치권 전반에 공을 들였다. 지난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맺어진 김대중·김종필 두 가문 간의 DJP연합을 계기로 김한길 의원과도 친분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은 평소 정치권 인맥을 주변에 과시하는 스타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을 잘 아는 정치권 인사는 “성 전 회장이 야당 대표급 인사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친하다고 말하는 것을 여러 번 들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2000년에 창립한 충청포럼 명단에는 본인의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이름도 상당수 있다. 4선인 김영환 의원과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 3선에 원내대표를 지낸 전병헌 최고위원과 양승조 사무총장 등이 적을 두거나 크고 작은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부의장은 지난 1월 성 전 회장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성 전 회장이 억울함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부의장은 “성 전 회장과 돈 관계는 없다”고 야당 의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은 자신의 인맥 확대를 위해 당사자의 의사를 묻지 않고 포럼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전 최고위원은 “장학생 행사가 있다고 해서 몇 번 간 적은 있지만 포럼에 가입하겠다고 사인한 바 없어 멤버는 아니다”고 밝혔다. 양 사무총장 역시 “회원인지 아닌지 나도 모른다”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한 행사에 간 적은 있지만 충청포럼이 개최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충청권 인사들의 친목 단체인 ‘백소회(백제의 미소)’에도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소회에는 박 전 부의장, 권선택 대전시장 등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야당 대표를 지낸 이해찬·김한길 의원도 성 전 회장과 교류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은 DJP연합 당시 자유민주연합 실무자였던 성 전 회장과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6월 15일 이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을 축하하는 백소회 조찬모임에 참석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성 전 회장이 자살하기 전날인 8일 만나기도 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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