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방한 후 첫 방문지로 선택한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는 평시 한국 공군 작전사령부 소속으로 돼 있지만 유사시에는 한·미공군구성군사령부 예하 조직으로 공군 작전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카터 장관이 유사시 한·미 공군 작전을 총괄하는 지휘시설을 둘러보면서 평시 한반도 상공에서 펼쳐지는 한·미 공군전력과 북한 공군 움직임을 직접 확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카터 장관이 미국 내 공세적인 미사일방어(MD)체계 추진론자인 것과도 무관치 않은 행보로 분석된다. 미국은 MD체계보다 포괄적인 ‘통합 대공·미사일방어(IAMD)체계’ 구축 논의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27일 방한한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최윤희 합참의장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IAMD 관련 논의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공론화를 위한 포석도 있다.

KAOC 작전본부장은 한국군 준장급이 맡고 있지만 한·미 요원들이 공동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몇 안 되는 지휘소 중 한 곳으로 한·미 동맹을 보여주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KAOC는 중앙방공통제소(MCRC)에 모인 레이더 정보를 통해 한반도 상공의 주요 항공기 항적을 분석해 작전을 지휘한다. 평시에도 적국 항공기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현행 작전이 이뤄지는 대표적인 지휘소 중 하나다. 평시 한·미 군 당국은 지휘체계를 이원화했지만 유사시에는 육·해·공군별로 각각 구성군사령부를 구성해 군별로 일원화된 지휘체계를 유지한다. 한·미 전력은 육군의 지상군구성군사령부와 해군의 해군구성군사령부, 공군의 공군구성군사령부 예하로 합쳐지는데, 이 중 KAOC에서 공군의 모든 작전을 총괄하게 된다.

카터 장관은 이어 오산공군기지에서 내외신기자들을 만나 양국 군사현안에 관한 입장을 밝힌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