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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사진·이하 티구안)은 지난해 한 해 동안 8106대가 판매돼 수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BMW ‘520d’를 제치고 국내 수입차 판매 선두에 올랐다. 티구안의 인기 비결은 최근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다른 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뛰어난 연비와 실용성, 주행성능, 안전성, 합리적 가격 등 자동차의 기본에 충실한 것이 그 해답이다.

지난 3월 29일 시승을 위해 만난 티구안의 첫인상은 다소 평이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담백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자리 잡은 고유의 수평라인이 폭스바겐 차라는 점을 알려주고 14개 발광다이오드(LED)로 구성된 주간 주행등이 눈길을 끄는 정도다. 측면 역시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라인이 전부였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무난한 편이었지만 일반 선루프보다 300% 큰 파노라마 선루프 덕에 탁월한 개방감이 돋보였다.

티구안의 매력은 달리기 시작했을 때 가장 두드러진다. 폭스바겐의 대표 디젤엔진인 2.0 TDI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2.6㎏.m의 동력 성능을 나타낸다. 자동차 전용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밟자 빠른 가속력과 반응력을 보여줬다. 폭스바겐 측은 자동변속기와 수동변속기의 장점을 결합한 듀얼클러치 변속기(DSG)를 장착한 덕에 변속 충격이 없으면서도 빠른 가속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차체 무게중심이 높은 SUV지만 독일차 특유의 자로 잰 듯한 코너링은 여전했다. 4륜구동 시스템을 기본 장착하고 빠른 응답성을 보이는 브레이크 덕에 굴곡진 도로에서도 차량이 도로 표면에 달라붙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티구안의 연비는 ℓ당 13.8㎞ 정도로 나쁘지 않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당 148g에 불과하다.

다만 연비 향상을 위해 기본 적용된 스타트-스톱 시스템의 경우 반 박자 정도 반응시간이 걸려 운전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듯했다. 3가지 세부 차종으로 판매되는 티구안의 국내 시판 가격은 3900만∼4930만 원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