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식품이 뜨면서 유대 율법의 식품 안전 인증인 ‘코셔(KOSHER) 인증’도 주목받고 있다.

코셔는 유대 율법 ‘카사룻(Kashrut)’의 영어식 표현으로 “음식으로 섭취하기에 합당하다”는 의미다. 유대인 율법에 따라 청결한 환경에서 재배하고 높은 수준의 위생 상태에서 만든 식품이나 식품 원료에 주어지는 인증 마크로, 이를 받으려면 원재료부터 부재료까지 모두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할랄 인증과 많은 부분에서 겹치고 있기는 하지만 코셔 인증이 좀 더 엄격한 편이다. 무슬림은 코셔를 먹을 수 있지만 유대인은 먹을 수 없는 할랄식품도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사이에서는 코셔 인증이 식품 안전 기준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코셔 인증을 받으려면 식품을 구성하는 모든 단위와 부수적 단위의 소재도 반드시 코셔 인증을 받은 원료여야 한다. 인증 기간은 1년으로 품목별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채소나 과일 등 식물성 재료는 허용하지만 육류 중에서 야생 조류와 육식 조류, 돼지고기 등은 일절 허용되지 않는다. 육류는 발굽이 갈라지고 되새김질을 하는 것만 먹을 수 있는데, 돼지는 되새김을 하지 않기 때문에 먹을 수 없다.

어류는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어야만 먹을 수 있다. 따라서 상어와 고래, 미꾸라지같이 비늘이 없는 어류 제품은 먹을 수 없다. 또 오징어와 낙지, 꼴뚜기, 문어, 게, 가재, 새우, 굴 등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도살 방법도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도록 해 혈관과 신경계, 장기를 둘러싼 지방은 코셔 인증을 받을 수 없다. 부모와 자식 간으로 여겨지는 육류와 우유도 함께 먹을 수 없다. 아울러 유대인이 만들지 않은 포도주도 마실 수 없다.

농협경제연구소의 ‘코셔식품 시장의 확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코셔식품 시장 규모는 2500억 달러에 달한다. 무슬림은 코셔식품을 모두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약 20억 명에 달하는 무슬림이 코셔식품의 잠재 소비자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도 1500만 명이 고객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 가운데 코셔 인증을 받은 기업은 아직 극소수다. 국내 1호 코셔 인증제품은 대상 청정원의 ‘천일염 신안섬보배’ 제품. 대상 청정원이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전남 신안 도초도의 천일염을 제품화한 것으로, 지난 2011년 업계 최초로 인증을 받았다.

또 고려인삼공사의 100% 후코이단 추출분말 제품 ‘후코이단 100’도 2012년 인증을 받았고, 올가홀푸드의 ‘유기 아가베 시럽’도 2012년 인증을 획득했다. 솔가코리아는 코셔 인증을 받은 비타민 제품 25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