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열풍에 반짝급등했지만
지방선거 등 전략공천 후유증
계파간 파열음도 ‘피로감’불러

호남 소외 ‘反盧정서’도 한몫

창당 1주년을 맞이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호남의 민심은 ‘실망감’과 ‘피로감’으로 설명된다. 통합 당시만 해도 ‘안풍(안철수 열풍)’ 흡수에 따른 기대감으로 컨벤션 효과를 보이기도 했지만,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 선거 당시 공천 파동 등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면서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중앙에서는 야당다운 야당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호남에서는 ‘만년 여당’으로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보이지 못한 데 대한 반감도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새정치연합 창당 전후부터 최근까지 한국갤럽의 월간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이 같은 민심의 변화가 잘 드러난다. 호남에서 새정치연합(옛 민주당) 정당지지율은 ‘안철수 신당’ 출범이 예고됐던 지난해 2월 46%에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통합 신당이 창당된 3월 55%로 9%포인트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는 ‘반짝 효과’에 그쳤고, 지지율은 하락세를 걷다 6·4지방선거와 7·30재보선이 끝난 8월 41%로 급락, 창당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당시 새정치연합은 광주시장 선거와 광주 광산을 재보선에서 각각 윤장현, 권은희 후보를 전략공천 하면서 당내 계파 간 파열음이 극에 달했다.

3월 현재 호남에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거품처럼 사그라진 ‘안풍’처럼 1년 전보다 10%포인트 하락한 45%를 기록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다시 무당층으로 돌아가서나 새누리당과 정의당 등으로 흩어진 상태다. 현재 새누리당·무당층 지지율은 1년 전에 비해 4%포인트, 2%포인트 상승했다. 한 호남 의원은 “정권 교체에 실패한 후 박근혜 정부 들어와 호남에 대한 홀대와 차별은 심해지는데 지난 7·30 재보선에서 보듯 당은 밥그릇 싸움이나 하고 지리멸렬한 모습만 보인 결과”라고 말했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쌓여온 친노(친노무현) 그룹에 대한 반감도 여전하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호남 의원은 “참여정부 때 오히려 호남 소외론이 나왔기 때문에 문재인 대표나 친노 인사에 대한 불만, 즉 반노 정서가 많이 남아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7·30 재보선에서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으로 경선을 치르지 못했던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은 탈당 후 이러한 호남의 민심을 파고들며 광주 서구을 4·29 재보선에 무소속 후보로 나선 상태다. 양승조 사무총장은 “새정치연합이 혁신하고 새롭게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 수권 정당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호남 민심 회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당 내부적으로는 계파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