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정부가 추진 중인 ‘부정부패 척결’ 대상에 성매매를 올려놓고 ‘단순 성매매’까지 예외 없이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를 두고 사정기관 한 축인 경찰이 정부의 부정부패척결 움직임에 발 빠르게 코드를 맞추고, 집권 중반 해이해진 공직 기강 잡기 차원에서 ‘특별히’ 성매매 단속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강력하게’ 단속은 하지만, ‘특별한’ 단속은 아니라고 해명하며 단속에 대한 의미 부여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23일부터 한 달간 학교 주변 유해업소 집중단속을 실시해 유흥주점·단란주점·노래방 등 유해업소 1795곳을 적발했다. 단속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651건)나 늘었다. 이 기간 국세청 간부 2명, 감사원 간부 2명 등 권력기관 간부급 직원들이 성매매를 하다 꼬리가 밟혀 경찰의 우수 단속 사례에 이름을 올렸다.

관가나 대기업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찰의 이 같은 움직임을 ‘예년에 없던 분위기’로 규정하고 있다. 한 대기업 대관(對官) 담당자는 “경찰이 성매매 단속에 경찰력을 집중하고 있고, 공직자 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소문이 관가나 업계에서는 공공연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4월 9일 헌법재판소가 성매매특별법 관련 공개변론을 개최하는 가운데, 이 법에 대한 위헌 논란도 과열되고 있다. 공개변론에 참석해 위헌 주장을 펼칠 예정인 김강자(70) 전 서울 종암경찰서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집창촌에서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은 생계를 위해 그 길을 선택했고, 이들 여성은 보호해야 하는 존재”라며 “특정 지역 내에서 하는 성매매는 합법화하고, 그 외의 성매매에 대해 단속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기은·고서정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