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타결 가능성
하락 부추겨…감산도 난항

이달 말로 예상되는 이란 핵협상 타결을 앞두고 국제유가가 또다시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배럴당 40달러 이하 선을 향해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1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43.88달러)보다 42센트(1.0%) 내린 배럴당 43.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09년 3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 기록이다. 최근 상승세를 나타냈던 북해산 브렌트유도 17일 런던 ICE시장에서 하락세로 돌아서 배럴당 53.29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급락의 일차적 원인은 원유 공급량이 줄기는커녕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비축량은 4억5200만 배럴을 넘어 80년내 최대규모를 나타냈다. 미에너지정보청(EIA)은 셰일가스공 감수에도 불구하고 3~4월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이 여전히 증가세를 나타내 일일 560만 배럴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핵협상 타결 가능성도 국제유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서방의 대이란 경제제재가 완화 또는 해제될 경우 이란산 원유 공급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제재 해제 시 이란산 원유의 일일 공급량이 최소 50만 배럴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유국들은 원유 감산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산 셰일가스와의 가격경쟁을 위해 ‘버티기 작전’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등은 감산을 촉구하고 있다. OPEC의 정례회의는 6월이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