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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통일시대는 길어야 5년 안에 열릴 것입니다. 정부는 흡수통일 준비를 당연히 해야 하고, 대비를 안 했다면 직무유기입니다.”

박세일(서울대 명예교수·사진) 한반도선진화재단 상임고문 겸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장 내정자는 12일 경북대에서 열린 ‘통일 한국의 비전과 발전모델-왜 선진통일인가?’라는 주제의 ‘복현모둠강좌’에서 “정부는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통한 통일을 원하지만 북한 내부의 ‘모순’에 따른 자체 붕괴에 대비한 흡수통일 준비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우리 정부의 전략이나 선택사항이 아니며, 중국으로의 흡수통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고문은 또 “정부는 통일외교를 하지 못했다”며 “통일을 하겠다고 주장해야 하고, 통일을 준비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중국에 통일을 할 테니 도와달라고 하고, 저지하거나 반대하지 말라고 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고문은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와 관련, “북한의 핵공격 시뮬레이션에서 상상을 초월한 결과가 나온 사실을 주지해야 하며, 핵은 ‘절대적 병기’이기 때문에 남북 간 군사관계도 급변한다”며 “안보에 필요하므로 당연히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면 미군은 대대적으로 공격해 압록강까지 밀어붙이는 게 전략”이라며 “하지만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거나 핵을 갖고 있다는 ‘핵 공갈’로 위협하면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통일의 관점에서 한·미동맹이나 미군 주둔 등을 냉철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고문은 통일시대에 대비한 정당체제의 개편도 언급했다. 그는 “지역구조의 당을 개편해 지역 이익보다 국가 가치에 기초하고 민족의 공동 이익을 위한 ‘전국당’을 만들어 통일 후 북한 내 정당 등장으로 인한 분열을 방지하는 등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며 “일본의 도주제(道州制·일본형 연방제)와 유사한 형태의 ‘경제적 연방제’가 한 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고문은 또 “중국(산둥(山東)성)은 한반도가 통일되면 환서해안 경제특구를 기대하고, 다국적 기업은 통일시대에 대비해 서울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의 대기업은 통일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