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검찰이 거액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포스코건설에 대해 13일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사진은 포스코건설 본사 사무실이 있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 포스코 E&C 타워의 모습. 문화일보 자료사진

이완구 국무총리가 ‘부패와의 전쟁’을 천명한 다음 날 검찰이 포스코건설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지금까지 제기된 포스코 관련 각종 의혹에 이명박정부 인사들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검찰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검찰은 이와 더불어 방위사업비리를 비롯해 해외 자원 개발 의혹 등 이 총리가 수사대상으로 거론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 수사 정치권 확대될 듯=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포스코건설이 베트남 등 해외에서 10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과 관련해 상당기간 내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금 조성 시기가 2009∼2012년인 것으로 추정돼 임직원들이 조성한 비자금을 과거 이명박정부 시절 정·관계 로비에 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건설 측은 “내부 감사 결과 임직원들은 비자금을 발주처에 리베이트 지급용으로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는 이 금액의 일부를 관련 임원들이 횡령해 다른 곳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이 이 총리의 ‘부패 척결’ 발언 다음 날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향후 검찰 수사가 비자금 용처 규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조만간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임직원에 대해 소환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외에도 성진지오텍과 인수·합병한 포스코플랜텍의 고가·특혜 인수 의혹, 지난해 국세청이 탈세 혐의 등으로 고발한 포스코P&S 사건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방산비리·자원외교도 본격 수사= 군 전반에 만연한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출범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대전고검차장)은 이미 예비역 장성 5명을 포함해 24명을 기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통영함 납품비리로 시작된 방산비리 수사는 거물급 무기중개상인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을 체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해외 자원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감사원이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고발한 사건을 비롯해 자원개발 의혹과 관련된 고발 사건을 모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에 배당해 내용을 분석 중이다. 검찰은 이달 중으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