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압수수색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 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 11일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무기중개업체 일광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합동수사단은 이날 일광공영과 이규태 회장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연합뉴스

장남은 일광공영 대표 등재… 차남도 계열사 대표로 있어

대금 편취 계열사 이사 체포… 오늘 李회장 구속영장 청구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대전고검차장)은 전날 체포한 이규태(66·사진) 일광공영 회장의 장·차남도 소환 조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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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합수단에 따르면 이 회장의 장남(40)은 일광공영 대표로 등재돼 있으며, 차남(33)은 일광공영의 계열사인 일진하이테크 대표다. 일광공영은 터키 하벨산사로부터 방위사업청이 EWTS 장비를 구매하는 과정에 중개를 맡았으며 일진하이테크는 EWTS 장비에 구축될 전산시스템의 핵심 기술을 제공한 협력업체다.

합수단은 일광공영이 장비 중개 과정에서 가격을 부풀렸을 뿐만 아니라 시스템 구축 부분에서도 실제 가격보다 돈을 더 높게 책정한 것으로 보고 이 회장의 두 아들을 불러 사업 진행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조사할 방침이다. 합수단은 이날 이 회장과 공모해 EWTS 장비 납품 과정에서 방사청을 상대로 납품 대금을 편취한 혐의로 일광공영 계열사 이사인 조모(49) 씨도 체포했다.

합수단은 조만간 공군 및 방사청 관계자들을 불러 EWTS 장비의 부실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이 회장이 EWTS 사업비를 부풀려 이익을 챙기는 과정에서 실제 장비 구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군 전력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합수단은 이 회장에 대해 이날 오후 늦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권 씨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한 뒤 13일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합수단은 전날 이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뿐만 아니라 이 회장이 기부·헌금 등을 한 D교회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해, 회계장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는 지난 2001년 지어졌으며 이 회장이 건축과정에서 상당한 금액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일광공영이 이 교회와 금전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이 회장이 기부·헌금 등의 형태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박정민·정유진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