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수술 전 5일 흉기 습격을 당해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수술을 받기 위해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소리 안지르고 침착 잃지않아… 케리 “정신력이 강한 사람”
로즈 “헌신하는 터프 가이”… 스티븐스 “어려운 상황서 용기”

‘그는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고, 침착한 자세와 태도로 강하고 의연했다.’

미국에서 흉기로 얼굴을 공격당한 리퍼트 대사의 위기 대처와 관련해 찬사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대사로서 폭력적인 돌발상황을 맞아 절제되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한·미동맹의 현재와 미래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5일 존 케리 국무장관은 입원 중인 리퍼트 대사와 통화를 가진 직후 “기대하던 대로 리퍼트 대사의 상태는 아주 좋다”며 “그는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이날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리퍼트 대사를 “터프 가이”라고 소개했다. 리퍼트 대사와 친구 사이인 로즈 부보좌관은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나라에 헌신하는 사람”이라며 “주한 미국대사 직을 기꺼이 수행해왔으며 아내 로빈과 함께 한국민에게 다가갔고 한국말도 배웠다”고 덧붙였다.

리퍼트 대사는 피습 당시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도 커다란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상처에서 많은 피가 흐르지 않게 손으로 지혈하면서 단지 옆에 있던 사람들에게 “빨리 병원으로 가자”고 요청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리퍼트 대사는 2007∼2008년 오바마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면서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던 시절에 1년 이상 이라크에 배치돼 국가를 위해 복무했던 터프 가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위험 수준이 낮은 지역으로 중동 소재 대사관과 같은 형태는 아니다”며 “중요한 점은 경호요원이 달려가기 직전에 용의자가 리퍼트 대사를 흉기로 공격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즈 부보좌관의 설명은 한국의 경호 상황과 피습사건 발생에 대해서 불만이 있을 수도 있는 미국민들에게 적절한 설명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날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리퍼트 대사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 있게 대처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8~2011년 주한 미국대사로 근무한 그는 “양국 국민들 사이의 신뢰관계가 깊고 강건해 불필요한 감정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 동맹관계를 심화시키고 교류 확대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노태우 정부 시절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도 “나는 리퍼트 대사가 용기 있는 태도를 보여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리퍼트 대사를 공격한 사람은 정신이상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정부는 리퍼트 대사 경호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에 대한) 엄중한 징계 의사를 밝혔지만 한국 경찰이 대사관측으로부터 어떤 경호요청도 받지 않아 사람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고 객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