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신도시가 갑자기 뜨고 있습니다. 인천시가 4조 원 규모의 중동 자본을 유치, 퓨처시티(미래도시)로 개발키로 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사실 검단신도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수도권 2기 신도시들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했었죠. 4조 원이 넘는 보상비를 치렀지만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땅을 놀리는 상황이었습니다.

검단신도시의 퓨처시티 투자 주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투자청입니다. 지난 3일 중동을 방문한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두바이투자청의 투자의향서(LOI)가 전달됐다고 합니다. 정식 양해각서(MOU)는 곧 두바이투자청 고위 경영진이 인천을 방문, 체결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퓨처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 콘텐츠 등 첨단산업과 교육기관 등을 결집한 미래형 지식클러스터로 ‘꿈의 도시’로 불립니다. 2003년 400만㎡ 규모로 처음 조성된 두바이의 퓨처시티가 모델이지요. 두바이 퓨처시티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 일본 캐논을 비롯한 3000여 개의 글로벌 기업이 입주했습니다. 검단 퓨처시티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미니 두바이시티가 인천공항과 서울시 사이에 들어서는 셈이죠.

사실 퓨처시티는 스마트시티라는 이름으로 경기 파주시에 들어설 뻔했습니다. 하지만 초기 단계에서 두바이투자청 대리인 측과 파주시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무산됐다고 합니다. 검단에 퓨처시티가 모습을 드러내면 파주시는 엉거주춤하다가 ‘발전의 전기를 놓친 자치단체’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검단신도시에 퓨처시티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부동산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건설사들은 주변 지역 아파트 분양을 서두르고 있고, 일부 눈치 빠른 투자자들은 검단신도시 인근 김포 일대 토지 물색에 나섰다고 하네요. 장기적으로 보면 검단신도시를 둘러싼 김포시가 부동산 시장의 ‘핵’으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검단 퓨처시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얽히고설킨 규제 혁파가 관건입니다. 검단신도시는 아직 단순한 신도시 개발지구에 불과해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개발 속도를 내는 일이 중요합니다. 또 글로벌 인재들이 모여드는 국제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교육 관련 규제도 철폐되고 원스톱 민원처리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겠지요. 과감한 규제 철폐와 외자 유치로 최첨단 미래도시가 검단신도시에 성공적으로 들어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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