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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램의 용기 / 한비야 지음 / 푸른숲

왜 겨우 ‘1그램의 용기’일까. 한비야(57)는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주저하는 이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1그램의 용기를 보태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꼭 해보고 싶은 일, 오랫동안 마음먹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할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들에게는 1그램만으로도 하자는 쪽으로 확, 기운다”고 했다.

2009년 펴낸 ‘그건, 사랑이었네’ 이후 6년, 한비야에게는 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마치 때가 되면 은행에서 이자가 나오듯, 누군가 그에게 주기적으로 1그램의 용기를 건네주는가 보다. 2009년 유학을 떠나 미국 터프츠대에서 인도적 지원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부터 2년간 백두대간을 종주했다. 2012년부터는 이화여대에서 초빙교수로 강의를 했다. 중간에 절반가량 남수단·말리 등 해외현장으로 떠나 국제구호 전문가로 일했다.

책에는 이런 다양한 활동과 일상에서 얻은 인생 경험을 꾹꾹 눌러 담았다. 스스로가 “살짝, 조증이 있다”고 할 정도로 모든 일상이 무한 긍정에, 에너지가 넘친다. 가다가 중지해도 간 만큼 이익이 아니냐고 웃어 보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붓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며 묘비명을 ‘몽땅 다 쓰고 가다’로 정한다. 최근엔 ‘세계시민학교를 통한 세계시민교육’으로 전 세계 아이들이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싶다는 것이 목표. 이미 올해부터 이를 위해 이화여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니 앞으로 펼쳐질 한비야의 ‘모험’이 그려진다.

워낙 왕성한 활동가이기 때문에 그가 대단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계속해서 ‘나는 남들보다 잘 나거나 결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는 말을 전한다. 한비야는 “낙타는 사막에, 호랑이는 숲에 있어야 한다”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강조한다. 그가 직장을 때려치고 세계일주에 오른게 서른 셋의 일이다.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하라’고 했던가. 책 첫 장을 넘기면 이런 글귀가 보인다. “아침 햇살 같은 용기를 보태 드립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