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피습 직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에 참석했다가 김기종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의 공격으로 오른쪽 얼굴에 깊은 자상이 생긴 채 주변 사람의 부축을 받고 일어서고 있다.(상처부위 모자이크 처리) 정하종 기자 maloo@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테러 사건을 두고 일부 네티즌이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55) 씨의 범행을 옹호하는 ‘무개념 악플’을 쏟아내 논란을 빚고 있다. 무분별한 반미감정을 조장하고 북한의 대미관을 답습하는 이 같은 댓글이 위기의 한·미 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을 다룬 기사에서는 김 씨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댓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람다××’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촛불로도 안 되고 평화시위로도 안 된다면 한반도의 전쟁 기지화를 막는 방법은 한국을 우습게 보는 강대국들에게 강한 제스처를 주는 것”이라며 “지들(자기들) 실패작인 군용품을 우리나라에 팔아먹는 미친 백인우월주의자들한테는 한 방 먹여주는 게 좋다”고 적었다.

아이디 ‘김예찬’은 “범인의 가해 동기가 키리졸브 훈련 반대고, 그 이유는 이산가족의 상봉이었다”며 “무슨 빨갱이의 소행이냐”고 김 씨의 범행을 두둔했다. 아이디 ‘노무현사랑’도 “김기종 씨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라며 “정부는 지금 당장 한·미 동맹 파기하고 주한미군 철수시켜라”라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가 리퍼트 대사에 대해 과도한 처우를 하고 있다는 비난 글도 있다. 아이디 ‘유성준대표’는 “도대체 미 대사가 뭐라고 의료인들 전부 나와 저리 주접을 떠느냐”며 “아덴만의 영웅 석 선장은 국가가 2억 원 못 주겠다고 아주대병원에 ‘먹튀’했다”며 “자국민은 개×, 더러워서 이 나라 떠야지”라고 썼다. 아이디 ‘tj××××××’도 “박근혜 씨에게 묻습니다”며 “우리 국민이 소중한가, 미국인이 소중한가”라고 비난했다.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의 ‘과거사 봉합’ 발언에 대한 반미감정을 이번 범행과 관련지은 악플도 있었다.

아이디 ‘wnsr’는 “약간 소름 돋는 상상”이라며 “이번 테러가 지난번 셔먼 발언으로 생긴 반미감정을 덮기 위해 실시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아이디 ‘오빠’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셔먼 차관과 리퍼트 대사를 헷갈려 하며 “미 대사가 일제강점기 수탈당한 역사가 한국의 책임이라고 망발을 했단다. 한국 땅에서 저런 망언을 하다니 한국인들은 자존심도 줏대도 없느냐”고 잘못된 사실을 적기도 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