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은 이자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수익이 전체 이익의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이자수익 비중은 미국 은행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국내 은행들이 손쉬운 이자영업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총이익은 38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이자이익은 34조9000억 원으로 전체 이익의 90.6%에 달했다. 이에 반해 비이자이익은 3조6000억 원으로 비중이 9.4%에 불과했다. 이처럼 비이자이익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은행들이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대신 이자 장사에만 집중해온 탓이다.

실제 국내 은행의 문제는 미국 은행의 수익 구조와 비교해 보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10억 달러 이상인 미 상업은행의 이자이익은 3504억9000만 달러였고, 비이자이익은 2159억6000만 달러였다. 비이자이익 비중이 38.1%로 국내 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의 4.1배에 달하는 것이다. 비이자이익 중 신탁업무에 따른 이익이 297억1000만 달러였고, 예금계좌 유지 수익이 302억3000만 달러, 트레이딩 관련 수익이 226억7000만 달러 등이었다.

미국 은행은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발달한 은행답게 수익이 여러 분야뿐 아니라 여러 지역에 걸쳐 나뉘어 있었다. 씨티그룹의 2014년 재무제표를 보면, 씨티그룹의 총이익 중 비이자이익 비중은 37.6%였다. 비이자이익 중 수수료가 45.1%의 비중을 기록했고, 주요 거래가 23.2%, 투자수익이 13.9% 등을 차지했다.

씨티그룹은 또 일반 소비자 금융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69억3800만 달러)과 기관 고객을 통해 얻은 수익(95억2100만 달러)이 모두 전 세계에 걸쳐 있었다. 소비자 금융의 경우 북미 지역에서 얻은 이익이 44억2100만 달러(63.7%)로 가장 많았고, 아시아가 13억2000만 달러(19.0%), 남미가 12억400만 달러(17.4%) 등이었다. 유럽·중동·아프리카에서는 700만 달러(-0.1%) 손해가 발생했다.

기관 고객 관련 이익은 북미가 38억9600만 달러(40.9%), 아시아 23억400만 달러(24.2%), 유럽·중동·아프리카 19억8400만 달러(20.8%), 남미 13억3700만 달러(14.1%)였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