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2013년 8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듀크대에 진학한 박모 양은 1년 동안 두 가지 전공을 공부했다. 인문계인 언어학과 자연계인 화학 수업을 들었다. 박 양의 개인적인 꿈은 세계 각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언어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박 양의 부모는 치의학을 전공하기를 바란다.

박 양은 “제가 하고 싶은 공부인 언어학과 부모님께서 원하는 치의학을 전공하기 위한 기초학문인 화학을 함께 배우고 있다”며 “두 가지 학문을 함께 배워 몇 년 뒤 진로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 대학은 한국대학과 달리 대학에 진학하면 문·이과 구분 없이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다. 물론 대학에 입학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전공을 정해 공부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학이 문·이과 융복합 학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 대학의 경우 대학을 졸업한 뒤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공부를 보다 깊게 할 수 있는 ‘졸업 후 학교’(graduate school)가 잘 갖춰져 있다.

유럽인 영국의 경우도 비슷하다. 학부 수업은 3∼4년 과정으로 돼 있다. 전공을 정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수업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다. 영국도 각종 전문대학원이 활성화돼 있다. 미국과 다른 점은 1년 만에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문대학원의 경우 예비과정 등을 통해 3∼4년 동안 공부를 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2018학년도 고교 1학년부터 문과와 이과의 구분이 사라지는 문·이과 통합수업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대학을 지원하는 방법과 대학에서 전공을 공부하는 것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는 2017년까지 문·이과 통합에 따른 대학입시 제도를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며 이는 2021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된다”고 말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