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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수술 워크숍에서 먼저 W 박사에게 첫 케이스 시범 수술을 부탁하고 필자가 제1 조수를 섰다. 두 번째 수술은 필자가 수술하고 W 박사가 제1 조수를 섰다. 수술은 30분 만에 별 탈 없이 끝났다. 서로 다른 수술 기법을 가지고 토론을 했다. 수술 의사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갑자기 W 박사가 페이로니씨병에 자신이 고안한 ‘구부리며 꺾는 테크닉’을 시범해 보겠다며 페니스를 홱 꺾는 게 아닌가. 말릴 틈도 없이 ‘퍽’하는 소리가 나더니 주위의 피하 조직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예감이 좀 이상했다. 백막이 터진 게 아닌가 걱정이 됐으나 W 박사가 괜찮다고 해 그대로 수술을 끝냈다.

1주일 후 K 씨가 조심스레 진료실을 찾아왔다. 상처 부위를 살펴보니 ‘아차! 이게 웬일인가?’ 페니스 두께가 많이 부풀어 올랐고 부기가 아직도 빠지지 않아 탱탱하게 부어 있었다. 정상 소견이 아니다. 감염이 됐나? 그대로 지나갈 문제가 아니라 바로 응급수술을 지시했다. 부풀어 오른 부위를 째니 고여 있던 피가 콸콸 쏟아져 나왔다. 아뿔싸! 아래쪽 백막이 2㎝ 정도 파열돼 뚫려 있었다. 주위 피하조직 내로 해면체의 피가 멋대로 흐르고 있었으나 다행히 감염은 되지 않은 듯했다.

상처를 항생제 용액으로 깨끗이 씻어내고 보니 천만다행으로 보형물은 감염되지 않았다. 조심스레 백막을 잘 꿰매 놓고 나서야 간신히 안심했다.

그렇게 애태우며 1주일을 관찰했다. 고맙게도 상처 부위는 잘 회복되고 혈액 수치도 정상이었다. 3개월쯤 지나자 페니스는 자유자재로 기능하며 똑바로 선 제 모습을 찾았다. 그로부터 반년이 지나 K 씨는 교회에서 새로운 반려자를 만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다시 시작한 새로운 인생, 그는 신혼의 단꿈에 젖어 병원을 다시 찾아왔다. “너무 행복합니다. 이렇게 좋은 것인 줄 몰랐습니다.”

연신 입을 다물지 못하던 그는 부탁이 있다며 애원하듯 말을 꺼냈다. 아기를 갖고 싶다는 것이었다. 대답에 앞서 그에게 꼭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었다.

“성 기능이 지금 같은 상태였다면 첫 부인이 떠났으리라 생각됩니까?”

“아뇨! 확신컨대 절대 떠나지 않았을 겁니다. 당시는 제가 몸을 제대로 못 쓰는 것도 문제였지만 그로 인해 나날이 우울해지는 남편 보기가 더 괴로웠을 거예요. 사실 남자 구실을 제대로 하게 되니 그동안 억눌렸던 마음의 병에서 해방돼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이제 아들만 하나 얻으면 정말 원이 없겠어요.”

그 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이들 부부의 소식이 없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믿는다. 최근에 W 박사가 10년 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필자를 저녁 식사에 초대해 만나게 됐다.

앞서 W 박사는 필자와 함께 미국 비뇨기과학회에서 발기부전 수술 분야 최고 명예상인 ‘2013 브랜틀리-스콧상’을 받았다. 전 세계 수만 명의 비뇨기과 의사들이 발기부전 수술을 하는데 그중 ‘브랜틀리-스콧상’ 명예의전당에 필자가 22번째로 등록되고, 자신은 23번째로 등록됐다고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성공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