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62년간 유지된 형법상 간통죄의 위헌 여부에 대해 26일 오후 다섯 번째 결론을 내린다. 만일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 간통죄는 즉시 폐지돼 헌재가 마지막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이후 기소된 사람들은 재심 청구 등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간통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이 사라짐에 따라 민사소송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앞으로 더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행법(형법 241조)은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간통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형법 241조에 대해 헌재가 마지막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2008년 10월 30일 다음날부터 올해 1월까지 간통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총 5466명이다. 헌재가 이 법조항에 대해 이날 위헌 결정을 내린다면 기소된 5466명 중 고소가 취소됐거나 무죄가 확정된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구제받게 된다.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는 형법조항이 사라져 공소 취소가 이뤄지고, 유죄판결을 받은 2973명이 재심 청구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

헌재가 간통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하더라도 외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은 존재한다. 민사상 정조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헌재가 법적안정성을 위해 간통죄에 대해 법개정 때까지 현행법을 유지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위헌 결정이 나면 간통행위로 처벌받은 사람들에 대해 국가가 세금으로 형사보상 책임까지 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 헌재가 일단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국회가 법개정을 할 때까지만 간통죄를 유지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리더라도 간통죄 폐지에 대한 여론을 의식해 국회 차원에서 형법 개정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 또한 크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