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적으면 변동 없다더니 100만원 가까이 토해내 허탈”
연봉 4000만원대 회사원 “지난해와 지출 비슷한데… 환급액 80만원→21만원”

2월 연말정산이 반영된 월급을 받아든 직장인들은 당초 정부 발표와 달라도 너무 다른 환급액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가 연봉 5500만 원 이하 직장인은 세금에 변동이 없으며 연봉 7000만 원 이상은 3만 원, 8000만 원 이상은 33만 원이 증세된다고 발표했지만, 월급을 받아 본 직장인들은 세금폭탄을 맞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정부가 세 부담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 연봉 5500만 원 이하의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세금폭탄을 맞았다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에 다니며 지난해 연봉이 5000만 원가량인 조모(31) 씨는 “지난해에는 20만 원 정도 환급받았는데 올해는 연말정산으로 94만 원을 토해냈다”며 “5500만 원 이하는 추가 세금이 없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세금으로 100만 원 가까이 빠져나간 것을 보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연봉이 4000만 원대 중후반인 이모 씨는 한국납세자연맹 홈페이지에 “지난해는 전년처럼 받았고 전년처럼 지출했는데, 환급액은 80만 원에서 21만 원으로 줄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배모 씨도 “월급 실수령액이 200만 원이 안 되는데 다음 달에 130만 원을 (추가 납부세액으로) 토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약 3만 원가량 세금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 연봉 7000만 원대 직장인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세금을 내야 했다.

대기업에 다니며 지난해 연봉이 7500만 원이었던 최모(29) 씨는 다음 달부터 3개월 분납으로 총 600만 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지난해 350만 원을 더 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최 씨는 “요즘은 회사 동료들끼리 만나면 연말정산과 세금 이야기뿐”이라며 “가족이 있는 주변 동료들도 평균적으로 300만 원 이상씩 토해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평균 33만 원이 증세될 것이라던 연봉 8000만 원 이상 직장인의 체감 세금도 차이가 심했다. 지난해 연봉이 1억1000만 원대인 신모(51) 씨는 연봉 변화가 없고 부양가족이 한 명 더 늘었는데도 지난해에 200여 만 원을 환급받았다가 이번에는 62만 원을 토해냈다. 결정세액도 4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급증했다.

홍만영 한국납세자연맹 팀장은 “세법 개정으로 근로소득 공제가 축소되면서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면서 “공제항목별 세액 부담에 대해 전반적인 재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그러나 “지난해 원천징수 정도에 따라 환급금이 과거보다 많이 나올 수 있다”면서 “결정세액이 아닌 단순 환급금을 가지고 부담이 증가했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