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신축으로 인한 임대업자와 학교·학생 사이의 갈등은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다. 갈등을 빚으면서도 공사를 진행 중인 이화여대 등과 달리 홍익대는 지역 주민들과 구청의 소송에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지난 2012년 홍익대는 서울 마포구 성미산 자락에 ‘제3기숙사’ 건립과 관련해 서울시 승인을 받고 2013년 마포구청에 건축 허가 신청을 낸다. 그러나 성미산 인근 주민들은 “홍익대 기숙사 신축으로 교통혼잡이 가중되고, 여자중학교 교실 내부가 보이는 위치에 기숙사가 설계돼 학습 환경도 해칠 우려가 크다”며 반대에 나선다. 마포구청도 같은 해 8월 ‘제3기숙사’에 대해 건축 불허가 처분을 내린다. 홍익대는 이에 불복해 두 달 뒤 마포구청을 상대로 건축불허가 처분취소소송을 내 지난해 9월 승소하고 마포구청 측이 항소를 포기하며 기숙사 신축에 나섰다. 그러나 마포구청 패소 후 이 지역주민이 소송을 제기하며 공사는 또다시 시작되지 못했다.

경희대도 우여곡절 끝에 기숙사 공사를 시작했다. 경희대는 2012년 교육부의 공공기숙사 건립 대상 대학으로 선정돼 1000여 명이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를 신축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7월 동대문구청에선 ‘환경영향평가를 보완하고 주민 민원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라’며 건축허가 신청을 반려했다. 경희대 학생회는 이에 반발해 지난해 9월 신축 허가를 요구하는 학생 3480명의 공동민원을 동대문구청에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동대문구는 경희대 기숙사 건축허가를 내렸고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처럼 주민뿐만 아니라 구청까지 반대하는 이유는 주민들의 표를 의식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서울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구에서는 지역경제가 어려워지면 다음 선거에서 큰 타격을 입는데 주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