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후보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하루 전 ‘호남 총리론’ 발언에 대해 “충청권 분들에게 서운함을 드렸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충청 출신이라는 것을 문제 삼고 흠 잡은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박근혜정부가 국민통합에 실패하고 있어 반대편 50% 국민들을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인사가 되는 것이 바람직했는데, 이 총리 후보자는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인사여서 반대쪽 50%를 포용할 수 있는 인사가 되지 못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문 후보는 앞서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이완구 총리 지명에 대해 “정말 아쉽다. 호남 인사를 발탁했어야 했다”고 말했다가 충청 출신 국회의원은 물론 지역사회 등에서 강한 반발을 샀었다. 문 후보 캠프의 김기만 대변인은 “(문 후보의 발언은 박 대통령의) 잘못된 인사에 대한 통렬한 지적이라고 봐야 한다”며 “우리 정치가 영호남이 대표적 지형인 상황에서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호남 총리가 나와야 한다는 것은 할 말이었고, 충청권 반발은 지역이기주의적인 것이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문 후보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도 정서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신중치 못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호남에서 박지원 후보에게 열세인 점을 만회하기 위한 전술적 발언이었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충청권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의도야 어쨌든 상황 파악이 저렇게 안 되나 싶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충청 출신 총리 후보에 대해 ‘무조건 예스맨’이라고 한 직설적 화법도 문제”라며 “자칫 제2의 ‘충청도 핫바지론’으로 비화하면 대권 가도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남 지역의 한 의원은 “참여정부 시기에도 호남 인사들이 차별을 받았다는 인식이 지역에 적지 않은데, 호남 총리를 외친다고 해서 표를 더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성진·윤정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