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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신동혁

북한 강제수용소에서 인권 유린을 당한 피해자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탈북자 신동혁(33·얼굴) 씨가 ‘거짓 증언’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인 블레인 하든이 2013년 영어로 발간한 신 씨의 자서전 ‘14호 수용소 탈출’에 담긴 내용에 중대 오류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증언의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었다.

2007년 수기 ‘세상 밖으로 나오다’와 더불어 신 씨가 거짓말을 했다고 의심받는 대목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신 씨가 1996년 탈출을 계획했고 어머니와 형을 밀고했던 곳이 14호(평남 개천) 수용소가 아니라 18호 수용소라는 것이다. 18호 수용소는 14호 수용소와는 대동강을 마주하고 있지만, 한번 수감되면 평생 나올 수 없는 ‘완전통제구역’은 아니다. 15호(함남 요덕), 16호(함북 명간), 22호(함북 회령), 25호(함북 청진)까지 총 6곳이 확인된 북한 강제수용소 중에서 15호, 18호는 일정 기간을 복무하면 외부로 나올 수 있는 ‘혁명화 구역’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신 씨는 13세 때 수용소를 탈출했다가 다시 잡혀서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20세 때 일어난 일이라고 진술을 번복했다.

거짓 논란은 본질 논란으로 이어지는 기류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여전히 “북한에서의 인권유린은 명백하다”는 입장이다. 본질적으로 달라질 건 없다는 얘기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신 씨가 가장 끔찍한 수용소에 있었느냐, 아니면 매우 끔찍한 수용소에 있었느냐의 차이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씨 증언을 일부 인용한 보고서를 통해 유엔총회의 대북 인권결의안 채택을 이끌어냈던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마이클 커비 위원장도 “일부 오류가 있더라도 보고서 내용과 북한 인권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라는 권고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