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중국의 ‘문화공세’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TV 연예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등을 전파하고 CCTV를 개국하는 등 미디어 공세를 퍼붓고 있다.

NYT는 중국이 자국에서는 외국 콘텐츠의 방영을 엄격히 제한하면서도 아프리카에는 중국 콘텐츠를 쏟아부으며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1년 아프리카 최대 방송콘텐츠 전시회 ‘디스콥 아프리카(DISCOP Africa)’에 참가한 중국 기업은 2개사에 불과했지만 1년 만인 2012년에 이는 10개사로 늘어났다. 같은 해 CCTV는 케냐의 나이로비에 아프리카 제작센터를 설립했으며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지역 매체들과 제휴해 뉴스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최근 아프리카 대륙에서 중국 TV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면서 “우리 탄자니아인들은 중국 드라마를 보기 위해 퇴근하고 일찍일찍 집에 가서 TV 앞에 앉는다”는 탄자니아의 모로고로 이슬람대 응가치 부총장의 말을 전했다.

그는 탄자니아에서 중국 드라마가 매우 인기라면서 그 이유로 “너무 저급하지 않고 사람들 간의 정이 느껴지는 것”을 꼽았으며 “모든 연령층이 다 좋아한다”고 말했다.

런민르바오는 중국 드라마 중 특히 ‘우리 결혼합시다’와 ‘분투’, ‘베이징(北京)청년’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탄자니아 중국대사관 측은 아프리카에서 방영하는 중국 드라마는 모두 중국의 방송을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엄선해 선정한 것으로, 탄자니아 정부 측과 협의해서 방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탄자니아인들이 드라마를 통해 중국을 이해하고 드라마가 양국 국민들 간의 거리를 좁혀 주며 자연스럽게 중국에 대한 관심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런민르바오에 말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아프리카 각지에서 불고 있는 중국 문화 열기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세계에서의 ‘소프트파워’ 굴기를 천명하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과 아프리카에서 NYT 특파원을 지냈으며 ‘중국의 식민지’ 책을 쓴 하워드 W 프렌치는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와 달리 아프리카에서 실제 중국 미디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이미 아프리카에는 BBC나 라디오 프랑스, 알자지라 등 다양한 미디어들이 많이 들어와서 경쟁하고 있는데, 앵커가 지루하게 중국을 미화하는 CCTV 뉴스나 중국 콘텐츠가 이들과 겨룰 정도는 아니다”고 평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