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고 박지영 씨 얼굴 새겨진 부조동판. 연합뉴스

“고 최혜정 씨와 박지영 씨의 희생정신은 전 세계의 귀감입니다.”

지난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희생된 단원고 교사 최 씨와 세월호 승무원 박 씨에게 ‘포 채플린스 메모리얼 파운데이션(FCMF)’의 골드메달이 수여된다.

21일 FCMF에 따르면 재단 이사회는 최 씨와 박 씨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서 지난 19일 세월호 영웅 2인을 골드메달 수상자로 선정했다. 재단 측은 “골드메달은 전 세계에 모범이 되는 희생정신이나 리더십을 보여 준 사람에게 수여하는, 우리 재단에서 주는 최고 등급의 상”이라고 밝혔다.

한국인이 FCMF 골드메달 수여자로 선정된 것은 두 사람이 처음이다. 역대 골드메달 수상자로는 해리 트루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등 전직 미국 대통령들이 있다. 지난해에는 단 두 명만 골드메달을 받았을 정도로 심사가 까다롭다.

최 씨와 박 씨의 희생정신은 FCMF 설립 배경 및 취지와도 일치한다.

FCMF는 4명의 종군 성직자(채플린)를 추모하기 위해 트루먼 전 대통령에 의해 1951년 설립됐다. 1943년 2월 3일 조지 폭스(감리교), 알렉산더 구드(유대교), 존 워싱턴(가톨릭), 클라크 폴링(네덜란드 개혁파교) 등은 미군 수송함 도체스터호에 타고 있었다. 뉴펀들랜드에서 그린란드로 향하던 도체스터호는 독일군 U보트 잠수함의 공격을 받고 순식간에 침몰했다. 병사들을 진정시키면서 기도를 드렸던 이들은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주면서 대피를 도왔다. 결국 네 명의 성직자들은 배와 함께 생을 마감했다. 902명이 승선해 있던 도체스터호에서 672명이 차가운 대서양 바닷속으로 사라졌고 230명만 살아남았다. 단원고 2학년 9반 담임교사였던 최 씨도 끝까지 학생들을 대피시키느라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박 씨는 “너희들 다 구하고 나갈 거야. 선원이 마지막이야”라는 말을 남기고 구명조끼를 한 여학생에게 건넸다. 시상식은 오는 3월 8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네이비야드에 있는 재단 본부에서 주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재단 측은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유가족들을 위해 뉴욕총영사관과 대리 수상 여부를 협의 중이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바로잡습니다>

본보 1월 22일자 29면 인물면 ‘세월호 영웅 최혜정·박지영 희생정신 세계의 귀감’ 기사와 관련, 고 최혜정 교사의 사진은 동명이인의 사진이 잘못 게재된 것이기에 정정합니다. 고 최혜정 교사의 유족과 사진이 잘못 게재된 동명이인 최혜정 씨 및 가족들에게 깊이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