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우린 어린이집이 즐거워요” 부모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참나무어린이집 원생들이 22일 오전 선생님과 함께 기차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CCTV가 왜 필요하죠? 우리는 선생님들을 100% 신뢰합니다.”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W어린이집 회의실. 어린이집 향후 운영 방식을 두고 회의가 한창이었다. 회의 참석자 대부분은 어린이집 아이들 부모였다. 학부모들로 구성된 어린이집 운영 이사진은 이날 회의에서 예산 운용 방향과 교사 채용 등을 토론했다. W어린이집은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아 어린이집을 설립, 운영하는 ‘부모협동조합 어린이집’이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어린이집 유아 폭행사건 이후 W어린이집처럼 부모들이 직접 참여하는 어린이집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 최근 3명의 결원이 생긴 경기 군포시 부모협동조합 G어린이집에는 40명 가까운 지원자들이 몰리기도 했다. 현재 전국에는 200개 남짓의 부모협동조합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부모협동조합 어린이집은 보육교사 채용은 물론, 어린이집 운영 전반을 학부모들이 직접 관여한다. 15가구 이상 학부모들이 모이면 설립할 수 있다.

준비위원회가 꾸려지고 설립까지 보통 1년여 시간이 소요되는데 일반적으로 가구당 1000만 원 내외의 출자금을 내야 한다. 출자금은 일종의 보증금으로, 아이가 어린이집을 졸업할 때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G어린이집에 2년째 아이를 보내고 있는 황모(여·36) 씨는 “어린이집 운영과 관련된 사항들을 학부모들이 직접 챙기다 보니 어린이집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이 거의 없는 편”이라면서 “선생님들과 아이들 교육문제를 두고 꾸준히 토론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모(40) 씨도 “이제는 선생님들이 한 식구처럼 느껴진다”면서 “최근 어린이집 폭행 사건 등을 보면서 부모와 교사 간 소통과 신뢰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