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亞여성들의 분노 아베 신조 일본정권이 위안부 강제동원 부인 캠페인을 전 세계적으로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14일 아시아 각국에서 온 여성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서 나비 문양의 손 피켓을 들고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아시아 여성들은 이화여대 아시아여성학센터가 주최한 행사참석차 방한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美 아·태안보센터 호넝 교수
“무릎꿇은 獨총리처럼” 촉구
AEI 오슬린도 “사과해야”

미국 싱크탱크의 일본 전문가들 사이에서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는 올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등 과거사에 대한 사과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는 일본에 대해 직접적인 사과를 촉구하지는 않는 가운데 태도 변화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제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14일 미국 하와이의 호놀룰루에 소재한 아·태 안보센터의 제프리 호넝 교수는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기고문에서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는 1970년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게토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며 “아베 총리도 과감하고 의미 있는 유사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아베 총리는 과거사 논쟁에서 국제사회가 결코 일본 편을 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종전 70주년 기념담화에서 1993년 고노(河野) 담화를 승계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표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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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지일파 인사인 호넝 교수는 지난 2012년 9월 더 디플로매트에 ‘일본에 대한 한국의 무책임한 외교’라는 기고문을 실은 바 있다. 당시 그는 기고문에서 역대 일본 총리들의 과거사 사과 노력을 언급하면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일본에 과거사 사과를 요구한 것은 역사 카드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포퓰리스트의 시도”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 내각의 역사 왜곡 행보와 고노 담화 무력화 시도 등과 관련해 호넝 교수도 비판적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기고문에서 그는 “아베 총리는 미국에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를 끌어안고, 장미꽃을 헌화하라”고 주문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오슬린 연구원도 이날 온라인 잡지인 더 코멘테이터 기고문을 통해 “아베 총리는 1995년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토대로 과거사에 대해 사과해야 하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를 후회한다는 것은 자기를 향한 것이지만, 사죄한다는 것은 밖을 향한 것”이라며 “아베 총리는 종전 70주년을 과거의 비극을 공식으로 접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 13일 뉴욕 재팬 소사이어티 연설에서 “우리가 직면한 가장 예민한 도전은 지난 세기의 유산을 정리하는 것”이라며 “한·일 간 화해의 진정한 증진이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