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점검'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핵심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공기관 개혁·창조경제 관련 부채 절감·역량 강화 등 ‘자랑’
기업 현장선 “중구난방식” 비판… 주택 경기 활성화도 성과 미흡

정부가 29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14년 핵심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보고한 핵심 국정과제(브랜드 과제) 추진 결과는 자화자찬 그 자체였다. 경제혁신, 국민행복, 통일준비, 국가혁신 등 4대 국정기조에 맞춰 지난 4월 선정한 38개 브랜드 과제 대부분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내용이었다.

사실상의 ‘국정 마비’를 초래했던 세월호 참사 충격 속에도 정부가 계획했던 주요 정책과제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한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이날 정부의 보고 내용은 정책 성과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체감도에 얼마나 심각한 괴리가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38개 브랜드 과제 추진 성과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이날 회의에서 따로 보고된 △공공기관 개혁 △창조경제 혁신역량 강화 △통상협력 강화 등 7개 분야 사례 발표 내용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공공기관 개혁과 관련, “41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대상 기관의 부채비율이 2012년 235%에서 2014년 220%로 줄어들고 302개 공공기관의 복리후생비도 매년 2000억 원씩 절감됐다”고 밝혔다.

창조경제 혁신역량 강화에 대해서는 국민 아이디어 사업화 플랫폼인 ‘창조경제타운’을 구축하고 대구·대전·전북·경북 등 4개 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치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통상협력 강화에 대해서는 한·캐나다(3월), 한·중국(11월), 한·뉴질랜드(11월), 한·베트남(12월) 등 4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로 FTA 시장 규모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8.4%에서 73.5%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비경제 분야에서도 △국민 의료비 부담 경감 △노후생활 보장 △맞춤형 고용·복지 통합전달체계 구축 △4대 사회악 근절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자체 평가는 현장의 국민·기업들의 체감도와 크게 다르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대를 모았던 ‘초이노믹스(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정책)’의 성과가 사라진 지 오래고, 대·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실적 부진에 비명을 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내놨던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도 별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기업 현장에선 “선택과 집중 없이 중구난방식 정책들을 쏟아내는 데 급급했다”는 호된 질책도 나오고 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