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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27·넥센)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경쟁에서 승리한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똑똑한 결정을 했다”고 호평하고 있다. 내야진이 탄탄한 피츠버그로서는 선수층을 더욱 두껍게 할 수 있고,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적응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 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정호 입장에서 보면 그만큼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다. 메이저리그 백업 내야수로 출발하거나, 마이너리그를 거쳐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피츠버그 홈구장 PNC 파크는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 곳이어서, 강정호의 최대 장점인 장타력이 유지될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주전 확보 쉽지 않다=피츠버그에서 내야 주전 자리를 꿰차기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유격수 자리는 조디 머서(28)가 차지하고 있다. 올해 홈런 12개를 쳤고 수비력도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지션 변경을 해도 막강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다. 2루수 닐 워커(29)는 올해 23홈런, 76타점을 기록했다. 3루에는 팀 내 타율 1위(0.315)에 13홈런, 18도루를 기록한 조시 해리슨(27)이 있다. 1루의 경우 원래 3루수인 페드로 알바레스(27)의 포지션 변경이 유력하다. 알바레스는 지난해 36홈런과 100타점을 올렸던 강타자로, 올해도 홈런 18개를 때려냈다.

이에 따라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로스터 25명 안에 들더라도 ‘한 방을 갖춘 유틸리티 플레이어(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백업 선수)’ 역할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최악에는 마이너리그에 내려가는 것까지 각오해야 한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공격형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시작할 만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CBS 스포츠는 “피츠버그는 필요하다면 강정호를 트리플 A에서 시작하게 해 차차 적응하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타력 하락 가능성=강정호가 피츠버그에서도 장타력을 뽐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메이저리그 적응 문제뿐 아니라, PNC 파크가 홈런 타자에게 불리한 구장이기 때문이다. ESPN에 따르면 PNC 파크는 올해 홈런 파크 팩터(구장 변수) 0.711로,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가운데 28위에 불과했다.

구장 형태도 강정호에게 불리하다. PNC 파크는 좌중간이 움푹 들어가 있다. 이에 따라 홈플레이트에서 담장까지 거리도 좌중간 118.6m, 우중간 114.3m로 4.3m나 차이가 난다. 그런데 강정호는 우타자인 데다 당겨치기를 주로 하는 타자다. 올해 홈런 40개 가운데 18개(45%)가 왼쪽 담장을 넘긴 것이었다. 좌중월 홈런까지 합치면 26개(65%)가 당겨친 홈런이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