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묵념 헌법재판소의 해산 선고를 받은 통합진보당 이정희(오른쪽) 전 대표와 오병윤(오른쪽 세번째) 전 원내대표 등이 22일 오전 서울 프란치스코교육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반대와 민주주의수호를 위한 원탁회의’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李 “응할것… 관련발언 허위”… 시효 지나 처벌가능성 낮아

검찰은 과거 재판기록에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1996년 총선 당시 북한자금을 받아 출마했다는 진술이 적시돼 있는것과 관련, 이번 주 중 이 전 의원에게 소환장을 발부키로 했다. 검찰은 주체사상파의 학습서 ‘강철서신’의 저자이자 과거 민족민주혁명당 핵심 간부였던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의 헌법재판소 발언과 민혁당 관련자들의 재판기록 등에 나타난 진술을 토대로 이 전 의원이 당시 민혁당으로부터 돈을 받았는지, 그리고 그 돈이 북한에서 지원한 자금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 1부(부장 이현철)는 이 전 의원과 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에 대해 이번 주 중 소환장을 발부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할 것을 설득할 예정이다. 이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은 지난 10월 헌재의 통진당 위헌정당해산심판 사건 변론 과정에서 김 위원이 1995년 지방선거와 1996년 총선 당시 이들 두 전 의원이 북한자금으로 선거에 출마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보수 시민단체는 김 위원의 발언을 근거로 이·김 전 의원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 이들 두 의원은 피고발인 신분이기도 하다. 검찰은 북한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어렵다고 보고,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실제로 두 전 의원이 당시에 돈을 받았는지를 수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피고소인 자격으로 김 위원을 불러 당시 상황에 대해 진술을 확보했다. 김 위원은 이 전 의원이 1990년대 중반 민혁당 중간 간부였으며 당시 핵심 간부였던 자신이 북한에서 받은 40만 달러 중 500만 원 가량을 이 전 의원에게 지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민혁당 사건과 관련한 각종 재판 자료에 나타난 피고인·참고인 진술 내용을 분석했으며, 민혁당에서 핵심 역할을 한 또 다른 A 씨의 재판기록을 통해 이 전 의원이 자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 전 의원이 김 위원으로부터 돈을 받았고 받은 돈이 북한자금인지 알았을 경우, 김 위원에 대한 무고죄도 적용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 측은 “김영환 씨의 발언은 허위”라며 “검찰 수사 절차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