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집중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 심판 선고가 진행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黨의 진보적 민주주의
NL계열 의해 강령 도입

우리 사회를 美에 종속된
半봉건·半자본사회로 보고
인민민주혁명 필요 주장

北노동당 노선 善으로 수용
헌법 질서와 근본적 충돌”

헌재는 19일 다수 의견으로 통합진보당의 설립 목적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통진당은 현재 과거 반국가단체였던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세력이 장악하고 있고, 강령에 언급된 ‘진보적 민주주의’는 사실상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하고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통진당의 구성원이 과거 민혁당 세력이라는 법무부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헌재는 “진보적 민주주의는 이른바 민족해방(NL)계열에 의해 통진당 강령에 도입됐다”며 “통진당 주도 세력은 과거 민혁당 및 영남위원회, 실천연대, 일심회 등에서 자주·민주·통일 노선을 제시하면서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북한과 연계돼 활동한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헌재는 이어 “자주파는 우리 사회를 미 제국주의에 종속된 식민지 반(半)봉건사회 또는 반(半)자본주의사회로 이해하고,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혁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며 “이들은 한국 사회를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사회로 파악하고 계급적 지배 체제의 극복을 중시했던 민중민주(PD) 계열 또는 평등파와 구별된다”고 말했다.

헌재는 통진당 주도 세력을 경기동부연합, 광주전남연합, 부산울산연합의 주요 구성원 및 이들과 이념적 지향점을 같이하는 당원으로 규정하고, 그들의 방침 대로 당직자 결정 등 주요 사안을 결정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들이 주도 세력이라는 이유에 대해 이석기(52) 의원이 주도한 내란 관련 사건에도 다수 참석했고, 이 사건 관련자를 적극 옹호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통진당의 강령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진보적 민주주의’에 대해 헌재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진보적 민주주의는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과 거의 모든 점에서 전체적으로 같거나 매우 유사하다”며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는 조선노동당이 제시하는 정치 노선을 절대적인 선으로 받아들이고 그 정당의 특정한 계급노선과 결부된 인민민주주의 독재 방식과 수령론에 기초한 1인 독재를 통치의 본질로 추구하는 점에서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와 근본적으로 충돌한다”고 말했다.

헌재는 “통진당 주도세력은 우리나라를 미국과 외세에 예속된 천민적 자본주의 또는 식민지 반자본주의 사회로 인식하고 있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자본가 계급의 정권으로서 자본가 내지 특권적 지배계급이 국가권력을 장악하여 민중을 착취 수탈하고 민중의 주권을 실질적으로 강탈한 구조적 불평등사회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러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민중이 주권을 가지는 민중민주주의 사회로 전환하여야 하는데 민족해방문제가 선결과제이므로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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