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는 反中시위 ‘문제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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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의 주도층은 젊은 학생들이었다. 급격하게 상승한 집세 등 물가에 비해 임금은 제자리,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해 청년 실업률이 급등했다. 홍콩 부호들은 더 부자가 됐지만 시민들, 특히 젊은층에 그 과실이 돌아가지 않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불만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콩 금융의 중심지로 미국의 월스트리트에 해당하는 센트럴을 지칭해 ‘센트럴을 점령하라’라는 구호가 쓰인 것도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읽힌다.

지난 3월 대만에서 일어난 반중 시위 역시 주도자들은 젊은이들로, 이들은 양안(兩岸)이 지난해 6월 조인한 서비스무역협정 비준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지만 그 원인에는 높은 청년 실업률이 있었다. 1990년대 한때 한국, 홍콩, 싱가포르와 더불어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렸지만 대만 산업의 근간인 경공업과 중소기업은 몰락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채 정체돼 있고 대만 경제의 40%를 중국에 의존하는 신세다.

대만 매체들은 시진핑 주석이 중국 경제를 표현한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에 빗대 “국민당이 완패한 이번 선거 이후 양안 관계는 ‘신창타이’에 접어들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양안 간의 경제관계도 과거에 대만이 자본을 제공하고 중국 대륙이 노동력을 제공하던 데서 벗어나 이제는 대만이 노동력을 제공하고 중국 대륙이 자본을 제공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카오는 그동안 급격하게 성장한 관광 및 카지노산업으로 경제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 세계 최저 수준인 1.7%의 낮은 실업률 덕에 홍콩과 같은 반중 시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마카오도 시 주석의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와 홍콩 시위 등의 영향으로 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카지노산업이 직격탄을 맞아 휘청이고 있다. 카지노산업 수입은 지난 6월부터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달에는 2012년 9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카지노산업의 위축으로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2.1%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마카오비즈니스데일리는 “올해의 마이너스 성장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미국의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내년에도 마카오 카지노산업이 반등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마카오가 낮은 성장률이라는 ‘신창타이’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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