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박관천(48) 경정이 특별한 근거 없이 허위로 ‘정윤회 문건’과 ‘박지만 미행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르면 29일쯤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파문의 핵심인 2개 문건의 작성자인 박 경정이 문건을 작성한 이유 등에 대한 보강 수사를 진행한 후 ‘정윤회 문건’을 포함, 청와대 유출 문건의 진위와 유출 과정에 대해 1차 수사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유상범 3차장)은 ‘정윤회 문건’과 ‘박지만 미행 보고서’가 허위라고 결론을 내리고 18일 박 경정에 대해 무고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앞서 16일 체포 당시 박 경정에게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용서류 은닉 등을 적용한 바 있다. 박 경정은 4월 초 세계일보의 청와대 행정관 비리 의혹 보도 이후 문건 유출자로 의심받자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근무를 마치고 경찰로 복귀할 때 문건을 반출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민정수석실 경찰관, 대검 수사관 등이 반출한 것처럼 만든 경위서를 5월쯤 청와대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 경위서를 사실상의 진정서로 보고 무고죄도 적용하기로 했다. 박 경정은 1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검찰은 박 경정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박 경정이 왜 ‘정윤회 문건’ ‘박지만 미행 보고서’ 등을 만들었는지를 관련자들을 소환해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소환이 예상된 정윤회 씨는 부르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정 씨를 한 차례 더 소환할 예정이었지만, 문건의 신빙성이 절대적으로 떨어져 정 씨를 재소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를 토대로 세계일보의 지난 11월 28일자 보도가 청와대 비서관·행정관들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법리검토에 들어갔다. 만일 법리검토가 조기에 마무리될 경우 검찰은 29일 수사발표 때 이를 포함할 예정이지만 검토에 시간이 더 걸릴 경우 지금까지 문제가 된 ‘정윤회 문건’과 ‘박지만 미행 보고서’에 대한 진위 및 유출 경로에 대해서만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이 고발·수사의뢰한 정 씨 및 청와대 비서관 ‘3인방’ 등의 국정·인사개입 의혹 수사는 해를 넘길 전망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