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실손의료보험(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전액 보장)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자기부담금이 진료비의 10%에서 20% 이상으로 높아진다.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자기공명영상(MRI) 등 비급여 치료에 대한 보험금을 받기도 까다로워진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이러한 내용의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고, 규정개정·판매 준비기간을 고려해 내년 초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지난 2009년 도입된 실손보험 상품의 손해율이 110%에 달하면서 보험사들이 상품가격을 높일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가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참고로 도입 당시 판매된 일부 실손보험의 내년도 보험 인상률은 두 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개정안은 가입자의 자기부담금이 적어 의료비 과잉 진료를 유발하는 등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취약계층 가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기부담금 상한 총액은 현행(200만 원)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금융위는 또한 보험회사가 비급여 의료비의 적정성을 확인토록 하기로 했다. 보험회사가 자동차보험 진료 내역 심사체계를 참조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비급여 의료비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