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뇌물 공여죄’ 해당되지만 개정전 형사소송법 적용 대상
趙회장 ‘업무상 배임죄’ 적용 경영상 필요 땐 책임 못물어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의 ‘취업 청탁’과 관련해 정치적 논란뿐 아니라 형사 책임도 거론되고 있지만 공소시효 등을 고려하면 현행법상 문 위원장 처벌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국회의원 신분으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처남의 취업을 청탁한 문 위원장에게는 형법상 제3자 뇌물공여죄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 문 위원장이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을 지내는 등 현직 의원 신분이었고 대한항공이 전투기 등을 생산하고 있어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뇌물죄가 대가성이 인정될 경우 처벌하는 것과 달리 제3자 뇌물공여는 대가성뿐 아니라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점도 입증돼야 한다. 설사 혐의가 인정된다 해도 2007년 개정되기 전 형사소송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다.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수수 금액에 따라 3∼7년이 만기다. 처남 김모 씨가 취업 이후 2012년까지 8년 동안 일을 하지도 않으면서 급여 명목으로 8억여 원을 받은 사실과 관련, 조 회장에게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공소시효가 7년인 배임죄는 2007년 이전에 발생한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후 월급을 받는 것에 대해 배임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2004년의 청탁을 통해 취한 이익을 2007년 이후에도 계속 취득했다는 ‘계속성’이 증명돼야 한다.

또 청탁을 통한 취업이 무조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단도 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경영상의 필요라고 주장한다면 인정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