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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소란 혐의 입증은 자신… 증거인멸 확인땐 영장 가능성

‘땅콩 회항’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현아(사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17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검찰은 항공기 안에서 조 전 부사장의 소란 행위 여부, 항공기를 회항토록 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다. 특히 사무장 등에 대한 폭행 혐의와 사건 발생 이후 사건 축소·은폐를 위한 시도 등이 있었는지도 조사한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혐의가 확인되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근수)는 이날 오후 2시 조 전 부사장을 불러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이 빚어진 경위에 대해 집중 추궁한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항공기 내에서 승무원에게 고성을 지르고, 폭언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1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보안법 제23조(승객의 협조의무)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한 데다 대한항공 측도 기내 소란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만큼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박창진 사무장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폭행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조 전 부사장이 회사 내 지위를 이용해 항공기 승무원 등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하는 데 관여했는지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이미 국토부는 대한항공 측이 ‘땅콩 회항’ 이후 사무장에게 거짓 진술을 하도록 회유했다고 판단하고 항공법상 ‘검사의 거부·방해 또는 기피’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여기에 사건 당시 일등석 승객과 조 전 부사장에게 질책을 듣고 비행기에서 내린 사무장 역시 검찰 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강요받았다는 내용을 진술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이 어느 정도 드러난 상황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의 의중이 직·간접적으로 반영됐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시도한 대한항공 임직원들을 파악, 차례로 소환해 조 전 부사장의 지시 여부 등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구체적인 회항 지시가 있었는지도 캐물을 방침이다. 조 전 부사장은 국토부 조사에서 이 같은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이날 조사에서 검찰이 회항 지시 사실을 입증해내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과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릴 경우에도 아직은 대질 조사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조 전 부사장의 조사가 끝나더라도 관련자들의 추가 소환을 통해 혐의를 입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