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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감정노동 종사자는 전체 임금 근로자의 30∼40%에 달합니다. 안전보건공단은 감정노동자의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형 감정노동 평가도구를 지난해 개발해 현재 신뢰성과 타당성 검증 연구 중입니다.”

이영순(사진)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감정노동으로 인한 재해 발생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공단은 감정노동 자문단을 구성해 콜센터, 백화점 등에 컨설팅 교육을 지원하는 한편 감정노동의 수준과 정신적·육체적 폭력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도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공단에 따르면 감정노동으로 인한 정신질환 등의 산업재해는 2011년 26건에서 2012년 47건, 2013년 53건으로 늘고 있다. 그는 “감정노동 종사자가 우리의 가족이나 친구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배려하는 자세를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16일 취임한 이 이사장은 서울과학기술대학 안전공학과 교수를 지낸 ‘안전전문가’다. 그는 “지금은 안전보건에 대한 국민의 걱정과 기대가 크고, 정부도 안전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공단이 산업안전보건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사망사고 만인율(만 명당 비율)은 2012년 기준으로 멕시코, 터키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국가 중 3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독일보다 2∼4배 높은 수준이다. 이 이사장은 “연이은 대형사고와 화학 사고에서 볼 수 있듯 사업장의 위험이 일상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체계적인 대응체계를 갖춘 예방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임기 내에 안전을 산업현장의 문화로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최근 발생한 대형사고의 특징을 살펴보면,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문화는 어느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일터에서 반복적인 과정을 거쳐 습관이 된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었던 ‘빨리빨리’ 문화를 안전 부분에서만큼은 ‘조심조심’ 문화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