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서 기념품을 판매해 지난해 19만3000원의 국세(부가가치세)를 납부한 독도 1호 사업자 등록자인 김성도(75) 씨가 올해에는 국세를 한푼도 내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기념품 판매액이 2400만 원 이상이어야 부가가치세 신고·납부를 하지만 이에 못 미쳐 납부의무 면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세월호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국민들의 독도에 대한 관심도 저조하면서 예상되는 김 씨의 면세 가능성은 국세 납부 여부로 독도의 실효적 지배 효과를 과시하려던 정부의 세부과 의미를 크게 반감시킬 것으로 보인다.

3일 경북 울릉군과 국세청 등에 따르면 김 씨는 일단 독도행 여객선이 운항한 지난 3∼11월 사이 독도 선착장 ‘독도사랑카페’에서 700만 원, 국세청 바자회에서 610만 원어치의 기념품을 판매하는 등 기념품 판매를 통해 131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 국세청이 직원 내부 전산망을 통해 개장한 직거래 장터에서 올 연말까지 판매한 금액을 더하면 김 씨의 올해 총 매출액이 집계된다. 김 씨는 “올해는 세월호 영향으로 손님이 영 없어 판매에 흥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김 씨는 직거래 장터를 통해 1090만 원 이상 판매해야 부가가치세 납부가 가능하다”며 “그러나 지난해보다 호응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독도 관광객은 13만97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45.4% 줄어든 것이다. 김 씨의 올해 현장 판매액 역시 지난해 5월 사업자 등록 이후 같은해 12월까지의 판매액(1000만 원)보다 300만 원 감소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내부 전산망 직거래 장터를 개장한 뒤 집중 구매(1128만 원)했고 이로 인해 김 씨의 매출은 2128만 원이 됐다. 이를 연간 판매액으로 환산한 결과 3192만 원이 돼 간이 과세자(판매액 2400만 원 이상∼4800만 원 이하)로 19만3000원의 부가가치세를 납부했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독도 선착장에 독도사랑카페 기념품 판매점을 열고 국세청에 관광기념품 소매업 등록을 했다.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신고·납부는 내년 1월에 한다.

울릉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