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은행들의 ‘금리 장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예금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낮아졌다면 대출금리도 그렇게 움직이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가산금리를 올리는 꼼수로 대출금리는 높게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중 은행의 평균 예금금리가 연 1.97%로 떨어졌다. 1%대 진입은 사상 처음이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다. 반면 평균 대출금리는 연 4.36%로,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4%대에 머물고 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음에도 대출금리가 미동(微動)에 그친 것은 은행들이 대출 가산금리를 대폭 올렸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대부분이 최근 3개월 새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6%포인트 가량씩 상향 조정했다. 기준 금리는 0.5%포인트 내렸는데 가산금리는 되레 그 이상의 폭으로 올렸다니 은행의 ‘안하무인’식 상술에 기가 찰 뿐이다. 은행의 얌체 영업은 돈을 빌리거나 맡긴 서민들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식의 무책임한 행위다. 경제 회생을 위한 금리 인하 효과를 반감시키는 반국가적 행태이기도 하다.

물론 은행들은 수익의 80%가 예대 마진에서 나오고, 마진율도 2%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은행은 국가 경제의 심장이자 혈맥이다. 국민 고통을 나몰라라 해선 안 되는 이유다. 은행들은 지금이라도 비정상적 금리 장사를 중단하고 대출금리도 예금금리 인하 폭만큼 내려야 한다. 신상품 개발이나 다른 수익사업 개발에도 매진해 천수답 경영에서 하루빨리 탈피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차제에 금융 당국도 이런 금리구조가 과연 정상적인지 재차 살펴보고 조속히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